시대정신은 나세움 배움, ‘줄세움 입시 교육’이 아니다

이제는 나세움 배움을 누릴 때

시대정신은 나세움 배움, 더 이상 ‘줄세움 입시’가 아니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줄세움(서열)을 따라가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뜻을 묻고 서로의 뜻을 나누며 함께 해냄을 이루는 나세움 배움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교만 조금 바꾸고 대학입시는 그대로 두는 ‘개혁 흉내’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1974년 고교평준화 이후 반세기 동안 우리는 여전히 대학 입시의 굴레 속에서 교육 관점에 얽매여 시간을 소비해 왔다. 이제는 고교학점제를 ‘2.0’으로 전환해 중·고 무시험 체제를 보완하고, 고교 배움의 완성판으로 품질을 높여야 한다.


배움의 관점에서 보면, 가르침의 전달인 교육에 견주어 삶을 세우는 힘이다. “한 번의 시험으로 줄을 세우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뜻을 묻고 서로 뜻을 나누며 함께 뜻을 해내는 배움”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헌법 제31조의 ‘교육받을 권리’도 이제는 ‘배움을 누릴 힘(권리)’으로 다시 읽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교배움권누림 보장법(가칭)’과 ‘학생배움기본법(가칭)’ 같은 새로운 틀을 세워 학생인권조례의 바탕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누구나 늘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는 지원하되 통제하지 않는 사회, 유아·초·중·고·대가 함께 배움을 이어가는 늘배움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학력의 본질도 지식의 양이 아니라 슬기다. “스스로 뜻을 묻는 이는 스스로 답을 얻게 된다.” 저마다의 뜻을 묻는 이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함께 해냄을 이루는 과정에서 슬기꽃이 피어난다. 그때 비로소 참된 배움힘이 자란다.


고교학점제는 이러한 전환을 여는 방아쇠다. 줄세움 교육의 1.0(칸막이 교과 선택)에서 벗어나, 나세움 배움의 2.0(주제·융합 탐구)으로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은 분명하다.
첫째, 줄세움 교육을 없애고 나세움 배움누림을 보장한다.
둘째, 학생을 ‘수험생’이 아니라 배움임자로 되살린다.
셋째, 학교 운영틀을 칸막이 교과에서 주제·융합 중심으로 바꿔 ‘뜻해냄 배움’이 일어나는 배곳으로 전환한다.
넷째, 배움의 중심은 “무슨 과목을 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떤 주제와 질문을 붙잡고 3년을 탐구했는가”이다.
다섯째, 평가는 상대·등급 중심의 줄세움 시험이 아니라 절대평가·성장평가·과정기록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 번의 시험이 아니라, 현장 배움에서 배움이 일어난 기록이 학생의 길을 증명하는 시대. 이것이 줄세움 교육 사회에서 나세움 배움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배움은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삶을 세우는 힘이다. 이제 우리는 그 배움힘을 사회의 중심에 놓고 배움사회에서 참삶을 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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