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교육과 학습은 학생의 삶을 살맛나게 바꾸었는가?
대한민국의 교육은 오랫동안 ‘교육'과'학습’이라는 틀 아래 지식을 쌓는 데 집중해 왔다. 학생들은 수험생으로 교과서(자습서)를 외우고, 문제를 풀고, 시험을 치르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많은 교육과 학습은 학생의 삶을 살맛 나게 바꾸었는가?
지식은 시험이 끝나면 잊히고, 줄세움 성적은 시간이 지나면 의미를 잃는다. 학습은 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스스로 삶을 움직이는 힘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르침(교육)과 익힘(학습)을 넘어, 배움을 밑힘(자본)으로 삼는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배움의 자본삼기’란 익힌 것을 단순한 정보로 두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해냄힘(능력) 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자본은 잃지 않고, 쓸수록 커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힘을 가진다. 지식자본, 경험자본, 관계자본, 정체성 자본이 서로 얽혀 학생의 삶을 지탱하는 터전(토대)이 된다. 이것이 바로 배움의 밑힘(자본)삼기다.
지금 대한민국이 맞닥뜨린문제는 단순히 학습량의 과다나 입시 경쟁의 심화가 아니다. 더 뿌리 깊은 문제는학생의 배움이 삶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배움이 삶과 연결되지 않으면, 학생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배움은 익힘의 의무가 되며, 학교는 뜻(의미)을 잃는다. 반대로 배움이 밑힘(자본)이 되면,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게 되고, 스스로 선택하며,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임자(주체)가 된다.
미래 사회는 정답을 아는 사람보다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예측할 수 없는 사회 구조, 다양한 삶의 경로 속에서 살아가려면 지식보다 배움의 밑힘, 즉 배움자본이 더 중요해진다.
고교학점제2.0이 강조하는 선택, 진로, 개별화 학습도 결국 학생이 나를 세우는 배움을 스스로 쌓아가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얼마나 많이 학교에서 익혔는가’를 묻는 시대를 지나,‘스스로 배운 것을 어떻게 살면서 해냈는지를’를 묻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배움의 자본삼기란 미래세대를 수험생으로 만들어 줄세움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성장의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이며, 학교를 지식 전달의 공간이 아니라 배움자본을 쌓는 열린마당으로 재구성하자는 뜻이다.
우리가 교육을 배움으로 전환하자는 생각을 펼치는 뜻은 단순하다.
학생의 삶은 시험이 아니라 미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배움(교육)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과 학습을 넘어 배움을 밑힘(자본)으로 삼아 배움을 누려야 한다.
지식을 넘어 삶을 키우는 배움,
점수를 넘어 성장을 쌓아가는 배움으로 전환해야 한다.
배움의 자본삼기는 새로운 유행어가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갈 근본자세를 바꾸는 전환의 내걺말이다.
이제 우리는 학생에게 “얼마나 외웠니”로 묻지 말아야 한다.
“왜, 무엇을,어떻게 배웠고, 그 배움이 너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니”라고.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대한민국은 비로소 교육과 학습 틀을 벗어나 배움이란 새로운 길 위에 서서 옛길을 새 걸음으로 나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