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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역사박물관'이라니 -한국역사용어적폐를 청산할 때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왜 역사적폐가 계속될까?  역사적폐 청산의 첫걸음은 역사용어적폐 청산!   


 나라다운 나라! 내 삶을 바꾸는 나라! ‘촛불 정부’가 제 자리를 잡고자 애를 쓰고 있다. 그만큼 곳곳에서 ‘적폐 청산’ 소리가 드높다. ‘적폐’가 가득한 오늘, ‘적폐’란 “비상식과 불합리, 불법과 탈법, 특권, 특혜” 정도에 그칠까? ‘적폐’의 뿌리인 ‘역사적폐 청산’은 어떠한가? 나라걱정을 하던 차 수다방에 내걸린 글(내걺글-방)이 내 눈길을 끌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행사로 「일제강점기 왜곡된 역사적폐, 어떻게 청산할 것인가」를 다루는 것이었다. 세부 내용을 보니 ‘표준영정제도의 문제점과 대안’과 ‘국립묘지 안장 친일파 문제’를 발제하고 토론하는 차례로 민족문제연구소(1991~)가 국가공무원노동조합과 함께 마련한 것이었다.  글쓴이는 이 내걺말을 보면서 “어찌 이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제강점기’라? ‘친일파’라? 이런 역사용어를 ‘민족문제연구소’가 아직도 내세우고 있다니! 

 반민특위의 정신으로 한국 근현대사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했던 고 임종국님의 뜻을 잇자는 곳. 통일시대 역사문화운동까지 내세우는 곳. 12,000여 명 이상의 시민이 후원하는 곳이 아니던가? 평소 그 뜻에 공감하면서도 석연찮게 여겨진 대목이 있었는데, 더 이상 ‘쓴소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제강점기’나 ‘친일파’처럼 쓰이는 역사용어적폐야말로 적폐 청산의 첫걸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에 이어 이번엔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세운다고 하지 않았던가?      


 ‘일제강점기’나 ‘친일파’,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역사용어적폐!     


 일제강점기? 1910∼1945년을 두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의 풀이는 어떠한가? “우리나라가 일본제국주의에 의하여 식민통치를 당한 35년간”이라 하였다. 이런 풀이는 ‘역사용어’로 옳은가? 일제강점이란 일본이 주어인 말이 아닌가? ‘왜로(입말로는 왜놈)’들이 대한국을 강제점령하여 식민통치 했다는 말이지 않은가? 나라와 나라 사이에 있었던 일들은  제 나라를 지키려는 뜻을 담아야 마땅하지 않는가? 

 그래서 ‘경술국치’(대한민국)인 것이고, ‘일한합방’(일본국)이라 하지 않는가? ‘광복절’이 되고 ‘패망일’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식민교육’으로 심어진 ‘일제강점기’를 왜 아직도 써야 하는가? ‘(나라)빛찾을적’이라 해야 옳지 않은가? ‘한국역사용어’가 자리 잡게 되고 마땅히 역사 사건을 제대로 부르는 역사용어적폐 청산에 앞장서야 할 시민사회단체들이 나라잃은 적을 두고 ‘일제강점기’라 불러야 할까? 


 ‘친일파’가 아니라 ‘부왜인’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고 임종국님의 뜻은 버려두고 고 임종국님이 썼던 ‘친일파’란 말을 ‘계승’하여 버젓이 쓰는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고 임종국님이 한때  대중을 계몽해야 하는 수준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던 때 썼었다면, 이제 역사용어적폐부터 바로 청산하는데 앞장 서야 하지 않을까? 

 ‘역사용어청산’ 없이 반민특위의 정신으로 과연 한국 근현대사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흔히 ‘친일파’라느니 ‘개화파’란 일본역사용어를 그대로 쓰는 일이 많은데 부왜인, 부왜(인)역적이 바르지 않은가? 제 나라를 팔아넘긴 이를 두고 ‘역적’이란 말을 쓰지 않고, 언제까지 ‘개화’와 ‘파’를 붙여 쓴 ‘개화파’란 말을 써야 할 것인가? 일본을 이롭게 하면서 조국을 해롭게 만든 이들을 두고 '친일파' 대신 ‘부왜인’이란 말을 쓰는데 앞장 서야 하지 않겠는가!      


 왜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라 바꾸었던가      


 셈틀(컴퓨터)로 글쓰기를 할 때 국민학교를 치니 바로 초등학교가 된다. 왜 국민학교가 아닐까? 김영삼 정부가 1996년에 ´초등학교´로 바꾼 때문이리라. 1895년 뒤로 ‘(신식)학교’는 바뀌었다. 소학교였다가 경술국치 뒤로는 조선총독부령에 따라 보통학교(1911~1938), 다시 소학교(1938~1941), 또 ´국민학교´(1941)는 일왕 칙령에 따라 4년 동안 ´황국신민의 학교´란 뜻으로. 일본이 패전하고 정작 일본은 소학교로 바뀌었는데도. 

 광복한 뒤로도 대한민국에선 죽 ‘초등학교’ 였다. 그래서 ‘초등학교’로 바꿨다. 일제식민지잔재청산과 민족정기 회복 차원에서, 초-중-고 학교급 차례에 맞춰.   

 하지만 일제식민지잔재청산과 민족정기 회복은 4329(1996)년 '초등학교'로 바꾸며 끝내야 했을까? 이제라도 나라임자(주권자) 모두가 스스로 다시 학생으로 거듭나야 하리. ‘나라’를 이룩하는 깨친 씨알로서 ‘생각하는 참배움’에 나서야 하리라! ‘늘배움(평생학습)’ 차원에서 배움에 힘쓰는 본보기로. ‘우리들의 이적(현재)과 올적(미래)인 아들딸이자 손자녀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게. 나부터 ‘배움 누릴 권리’를 헌법에 담아내며. 

    

‘식민지역사박물관’을 ‘(나라)빛찾음(광복)역사박물관’으로      


  스스로 뉘우친다. ‘교육’ 아래 학생들에게 거짓배움, 억지배움을 베풀지 않았는가를! ‘교육받을 권리’란 쓴 일본 헌법의 틀에 갇혀 있으며 묻지 않았던 잘못을. ‘(신식)학교’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란 틀에 안주했음을. ‘교과 학생부’, ‘학생부 종합’, ‘수능’, ‘논술’을 비롯한 ‘시험’으로 ‘등급’을 내며 학생들을 감시하고 옭아매었음을. 학생들이 ‘교육노동’의 늪에서 허덕이는 것을 보고도 지나쳤음을! 당장은 겨레삶의 고갱이 역사용어를 ‘새김’ 없이 ‘전달’에 그치며 소홀히 대했음을. ‘일제강점기’와 ‘친일파’를 말하면서도 수학 기호처럼 생각한 어리석음으로 소중한 겨레삶을 놓치고 무심코 지나친 일을.  

 ‘(나라)빛찾을적’과 ‘부왜인’으로 부르는 슬기로움으로 겨레삶의 뜻을 새기리라. ‘역사적폐청산’의 첫걸음은 역사적폐용어청산임을 알기에. 역사 참배움을 베푸는 ‘배움혁명’에 나서고자 이런 뜻에서 참맘으로 비손하며 바란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시민’의 성금을 모아 ‘식민지역사박물관’으로 이름 붙이는 어리석음에서 이제라도 깨어날 것을. ‘(나라)빛찾기역사박물관’으로 바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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