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교육 절망 배움 희망’-배움 현장에서 띄우는 열린 글(1)
김 상곤 교육부총리가 당장 그만 두어야 할 이유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 인재를 어떻게 기를지 답하지 못함-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머리말
지난 8월 17일에 김상곤 교육부총리가 밝힌 교육부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을 보고 든 첫 느낌이다. ‘교육혁신’은커녕 ‘교육개혁’마저 뒷걸음질 쳐서 배움 현장을 바꾸려는 많은 이들이 ‘희망’이 아니라 ‘절망’으로 낙담하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현 정부의 주요 공약이 모두 2025년 이후로 밀린 셈인데, 중요하면서도 민감한 사안을 다음 정부로 떠넘긴 것은 사실상 포기라 볼 수 있다.
답답해진 마음에 평소 궁금히 여기는 질문을 새삼 떠올렸다. 도대체 “나라마다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어떻게 기를까?” 란 것이다. 당장은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가 궁금해져 ‘자료글’을 살펴 읽어 보았다. 그래서 ‘살아가는 힘’으로 꿈 너머 꿈(비전)을 잡은 일본의 대학입시제도 개혁 방안을 찾아보았다. 그들은 다섯 가지를 내세웠는데 당장은 이른바 ‘육성형 입시’가 눈길을 끈다.
2. 일본의 ‘육성형 입시’에 대하여
일본 당국은 고교 대학의 교육 목표로 ‘학력 3요소’를 내세웠는데, ① 지식의 깊은 이해, ② 사고력· 판단력·표현력, ③ 자주적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협동하여 학습에 임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이처럼 일본 당국은 학력 3요소를 명확히 정의하고 고교교육, 대입시험, 대입전형에서 이를 반영하겠다는 것이 ‘육성형 입시’이다. 아울러 대학 교육과정도 ‘대학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 예컨대, 대입전형의 목적으로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대학입학자선발은 각 대학(단기대학을 포함)이 각각의 교육이념에 근거하여 학생이 고등학교 단계까지 몸에 익힌 힘을 대학에서 발전·향상시켜서 사회에 내보낸다는 대학교육의 일관된 프로세스를 전제로 한다. 각 대학이 졸업인정·학위수여 방침이나 교육과정 편성·실시 방침에 기초하여 대학의 입학단계에서 입학자에게 요구하는 힘을 다면적·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일을 주된 역할로 하는 것이다.”
3. 일본의 ‘육성형 입시’ 방안과 대한민국의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을 견주어 보니
위에서 살핀 것처럼 일본의 ‘육성형 입시’는 신 학력 및 대입시험과 연계시킨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월 17일에 한국의 김상곤 교육부총리가 밝힌 교육부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은 무엇보다 ‘학력’에 대한 관점이 드러나 있지 않다. 심지어 수능 절대평가 무산에 학점제, 성취평가제 전면 실시를 연기까지 하면서 고교체제 개편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도대체 경기도 교육감을 지내며 ‘혁신교육’을 이야기했던 이가 교육부총리가 되어 현재 중3을 ‘미래혁신 교육 1세대’로 규정해 두고 정작 철학과 비전 부재 상태로 1년 이상 끌었던 것이 오늘의 발표 내용이라니!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국가교육회의’에 넘기고 다시 ‘사지선다에 함몰된 백년대계’란 평을 받은 ‘공론화위원회’를 거쳐 제 자리에 머물고 만 이번 ‘2022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아닌가?
그러면 대입제도와 관련하여 참된 ‘공정성’이란 무엇일까? ‘교육부’가 할 일은 ‘학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끊임없이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을 점검해야 옳지 않은가?
4. 맺음말
김 상곤 교육부총리는 교육부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을 밝히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학생들의 처지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자신감이 담겼던가? 꿈 너머 꿈(비전)이 없는 ‘교육부총리’의 발표를 보고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한민국의 미래인 그들이 불안정한 경제구조 아래 직장보다 직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다양성’과 ‘유연성’의 가치가 열쇠말인 시대를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까?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 아무런 방안조차 내세우질 못한 가운데 현실은 냉정할 정도로 어둡고 끔찍하기만 하다. 학교생활기록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사교육이 개입하는 현실을 두고 줄이고 빼는 것만이 능사인가? 숫자로 재단하지 않겠다던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혹은 그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는지 ‘배움 현장’에서 슬기로운 방안을 제대로 구했던가? ‘고교학점제’는 학교가 제 구실을 하려면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는 과제가 아닌가? 아무튼 대한민국의 ‘교육’을 걱정하고 ‘교육혁신’, ‘교육개혁’을 말하는 이라면 누구라도 당장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어떻게 기를지 답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