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속 대사를 건지다
p.143
"알아둬. 좋은 사진을 찍겠다 결심한 순간부터 나쁜 사진을 찍게 돼. 그래도 계속해야 해.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런 날이 와.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다짐 따위 잊어버리는 날이. 그때, 너는 진짜 작가가 되는 거야"
우두커니 서서, 제비는 신발코로 바닥을 찼다.
"이상해요. 저 같은 사람이 작가가 된다니."
"작가가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아. 좋은 사진을 찍었느냐가 중요하지. 작가가 누구 건, 좋은 사진은 언제나 정당한 인정을 받는다."
p.200
제비가 꿀꺽 침을 삼켰다.
"언니, 물꾸럭 신을 믿어요?"
눈살을 찌푸리고 양희가 쓰게 웃었다.
"네 뜻으로 신앙을 가져. 다른 사람 뜻을 묻지 말고."
깜박했다는 듯 양희가 시계를 봤다. 그는 손으로 머리를 매만졌다.
"만일 물꾸럭 신이 있어 사람에게 길흉을 가져온다면, 그리고 네가 잠수에 실패해 액운을 당힌다면, 그때 너는 후회할 거야.
'아 물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해냈어야 했는데.' 그런 다음 울겠지. 지금처럼 서럽게. 하지만 네가 잠수에 성공한다면, 언젠가 네게 액운이 닥쳐도 후회하진 않을 거야. 그러니까 수영을 배워.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