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림된 기질과 불안정의 연쇄 (1)

아버지에게서 나에게, 그리고 다시 자식에게

by 두루박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던 부모의 기질은 고스란히 자식에게 전해집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그 기질은 생존을 위해 형성된 자연스러운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한 가정의 분위기, 나아가 다음 세대의 삶이 달라집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굉장히 가부장적이셨다. 어머니는 피해의식이 많으셨고, 그 시대 부모님들의 전형적인 성향을 지니셨다. 아버지는 방직 공장에서 현장 근무를 하셨는데, 야간 근무를 들어가는 날이면 우리는 집에서 숨죽이며 지내야 했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져 항상 조심해야 했고, 집 안은 늘 긴장으로 가득했다.

아버지는 화를 내실 때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욱하는 성향이 강하셨다. 밥을 먹다가 밥상을 뒤엎거나, 선풍기를 던지거나, 노래 부르던 아이들을 쟁반으로 때리던 장면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이런 모습은 아버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다스려지지 않은 기질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남은 기억 속 아버지는 자상하고 다정한 존재라기보다는 고집스럽고 자기중심적이며, 권위적으로 소리치던 분이었다. 이는 그저 아버지의 기질일 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질을 그대로 표현하며 살아가셨고, 그것이 내게도 이어졌다.

그 결과 나 또한 자기중심적이고 욱하는 성향을 물려받았고, 아이들에게도 그런 모습이 전해졌다. 물론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이것뿐만은 아니며, 어머니를 비롯해 여러 윗세대의 기질이 복합적으로 나를 형성했지만, 이 대물림의 영향은 분명 존재했다.




기질은 결코 잘못도 죄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을 다스리지 못하면 자신과 가족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아버지의 불안정한 상태가 제게 영향을 주었듯, 나 역시 아이들에게 불안정함을 전해주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 연쇄를 바라보는 순간, 대물림의 무게를 실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