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의 진화, 기질이 바뀌는 순간

자연이 허락한 균형의 시간 안에서

by 두루박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 중에는 피보다 짙은 ‘기질의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을요.
그 기질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자연은 참 묘하게도 세대마다 균형을 회복할 기회를 허락합니다.




나는 내 안의 이 기질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늘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셨다.
체면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셨고, 필요하지 않은 큰 차를 타인에게 보이기 위해 구입하셨다.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는, 굳이 서울 대학에 간 것처럼 말씀하셨다.
어학연수를 유학이라 표현하셨고, 회사는 ‘본사 근무’라고 소개하셨다.

나는 그런 아버지와 대화가 잘되지 않았다.
아버지의 생각이 곧 진리였고, 내 의견은 늘 쓸데없는 소리로 치부되었다.
그 시절 나는 그런 아버지가 너무 싫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모습은 내 안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부정하고 싶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지금의 내가 그 시절 아버지와 닮아 있을 것이다.
그 기질은 아버지에게서, 그리고 아버지의 아버지에게서 이어져 내려온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믿는다.
기질이 대를 이어 내려가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그 균형을 바로잡을 기회 또한 주어진다고.
자연이 모든 불균형을 회복하듯, 인간의 기질 역시 세대를 거치며 변화할 수 있다.

각 세대는 자신이 받은 기질을 그대로 전할 것인지, 아니면 바꿀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 판단이 쌓여 어느 한 세대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그 순간 새로운 균형이 만들어진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생명의 진화라고 나는 믿는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인간의 삶은 유한하게 설계되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은 한 세대의 생을 통해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고, 세상의 균형을 되찾는다.
그렇게 자연은 지금보다 더 조화롭고 안정된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질을 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기질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느냐에 따라 세대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단 한 번, 그 균형을 바로잡을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의 나를 자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순리에 따라, 인간이 진화해가는 방식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