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준비한 순간, 처음 던진 질문

원하는 건 다 갖췄는데… 왜 불안이 밀려올까

by 두루박

사람은 종종, 원하는 것을 다 눈앞에 두고서야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GMAT, IBT… 필요한 모든 점수를 만들어 놓고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이상한 찝찝함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MBA라는 목표는 여전히 제 앞에 있었지만,
그 목표를 향해 달려온 발걸음이 처음으로 멈칫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제 마음은 한 가지 질문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MBA인가?”




GMAT 점수를 만들었고, IBT 점수를 만들어서 이제 필요한 점수는 모두 준비를 끝냈다. 이 다음이 에세이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서 유학 컨설팅 업체를 찾았다. 많은 유학 컨설팅 업체를 다니다 보니 기본적으로 에세이 작성시 반드시 들어가는 질문인 Why MBA? 를 한곳도 빠짐없이 물어보았다.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학교 전공을 공부하고 그에 맞는 회사를 입사했고 전공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더 넓고 높은 위치에서 화려한 경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MBA가 필요하고 MBA를 졸업하고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 컨설팅 업체들은 나의 말에 수긍과 공감을 했고 나는 여러 곳 중에 한곳을 선택하고 앞으로 학교 입학 준비를 같이 해보기로 했다.

업체를 선택하고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에 기차안에서 문득

“내가 정말 MBA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화려한 경력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 사회적 지위를 얻고 싶은 것. 이게 지금까지 내가 MBA를 선택한 이유인데 그 때 문득

“다른 사람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과연 나는 MBA를 갈까?”

“다른 사람이 그냥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그런 화려한 경력을 이루지 못한다면?”

나는 내면 속 저 아래에서는 그런 질문들에

“안 갈 것 같다”

라고 대답하고 있었지만 나는 밖으로 대답은

“간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남들의 인정이 무슨 대수 인가”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내면 깊은 곳에는 스스로에게 그질문에 대해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가 처음으로 내가 Why MBA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었고, 그토록 자신 있게 주위사람들에 떠들던, 스스로 합리화 하고 정당화 한 이유에 대해 큰 댐에 작은 틈이 생긴 것처럼 내마음속에서 찝찝함으로 작은 틈이 생겨버린 순간인 것 같다. 그토록 열망했고 수년간 가족과도 떨어져 치열하게 노력해서 이제는 대학 원서를 쓰기만 하면 되는 순간에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마음속 깊은 곳에 찝찝함으로 남아 있어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이전까지의 나의 삶에서는 이런 것으로 고민할 이유도 없었을 것을

“왜 고민을 할까?”

“신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신이 브레이크를 걸었던 걸까?”

이때 나는 타인의 인정과 시선 등을 걷어내고 내가 진짜 MBA를 가려는 이유를 보려고 했다. 그동안은 온통 머리속이 GMAT 시험과 IBT 시험 점수만이 가득 찼고 그것 만을 생각하고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 하다 보니 왜 MBA를 가려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같다. 하지만 막상 점수도 만들어지고 MBA를 가기만 하면 되는 순간이 되니

“왜 MBA인가?”

에 대한 물음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저는, 한순간 모든 준비를 마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점수도, 계획도, 경력도 갖췄지만 제 마음은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처음으로 ‘인정’이 사라진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앞으로 이어질 제 이야기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