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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스러운 글 쓰는 이 Sep 18. 2023

[리더 보고서] 감정 노동이 필수라고!

매일 혹은 매 시간마다 바뀌는 부서원에 대한 감정으로...

"사람들은 상사가 느끼는 '감정 노동'을 과소평가하며, 대개 서비스나 의료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예를 들면 정신과 의사나 간호사, 웨이터, 항공 승무원이 느끼는 일로 치부한다. 그러나 감정 노동은 그저 상사 역할의 일부가 아니다. 그것은 훌륭한 상사가 되기 위한 핵심이다."(<실리콘밸리의 팀장들> 中에서)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은 리더십 강연을 들었을 때 강사들이 공통적으로 소개해준 책이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두꺼운 책이지만, 책 곳곳에 리더들이 갖춰야 할 혹은 기억해야 할 내용들이 많다. 리더는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에게 용기를 내야만 하는 직위다. 적극적으로 공감을 하는 바다. 나중에 꼭 한번 '용기'에 대해서 속마음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 책에서 또 하나 꽂힌 것은 리더는 감정 노동이 필수라는 이야기다. 팀장 혹은 부장이라는 중간관리자가 되면 '지시'를 내려야 하고 보고를 받아야 한다. 기업의 경우 이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언론사는 조금 다르다. 필드에서 내 이름을 걸고 뛰는 기자들의 독립성을 인정해야만 일이 돌아가고 기사가 나온다. 그리고 필드에서 뛰는 기자들은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져야만 한다. 필드에서 뛰는 기자들은 '내가 회사를 대표한다'는 자부심도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누구 앞에서도 '쫄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만 다양한 사건 현장과 인터뷰를 잘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기업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게 언론사에서는 잘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지시를 내렸을 때 중간보고를 해야 하는데, 그 중간보고가 없이 지시를 받은 후배들이 모든 것을 결정할 때가 많다. 바빠서 혹은 귀찮아서일 것이다. 대부분 보고하는 게 귀찮고, 보고했을 때 들을 수 있는 선배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아니면 내가 하는 게 모두 옳다는 자만심이 있던지. 

중간 보고 없으면 다시 지시 사항의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확인하는 경우 대부분 잘 진척이 안되어 있다. 그러면 후배들에게 짜증을 내기 마련이다. 후배들은 그 짜증을 듣고 스스로 방어기제에 들어가면서 대부분 양측의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다. 내 선배들이 그랬고, 내가 그랬다. 그 모습을 지금 나와 내 후배가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에티켓을 지키자', '중간보고를 해라' 등이 내가 후배들에게 강조했던 것인데, 잘 안된다. 이런 경우 후배에 대한 실망감과 서운함이 커진다. 후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웠던 후배들이 어떤 일을 잘했을 때 혹은 예상보다 훨씬 잘 마무리했을 때 후배를 보는 눈에는 하트가 뜬다. 지시를 했을 때 명쾌하게 '네'라고 그냥 해버리는 후배를 보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그렇게 고마웠던 후배와 또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는 또 생긴다. 

그렇게 후배를 바라보는 감정은 시시각각 변하고, 감정노동에 지쳐간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후배들에게 냈던 큰 목소리는 아예 없어진다. 그 순간부터 그냥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만 남는다. 

사람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가 리더의 능력을 좌우한다고 본다. 상처받고, 기쁘고, 짜증 나고, 고맙고... 그렇게 매일 아니 매 순간 후배에 대한 리더의 감정은 수시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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