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기(14)

부모님께 물려받는 경제관념, 경제대물림

by 글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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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스무 살이 되면서부터

부모님은 용돈을 끊고 스스로 돈을 벌게 했다

더 명확한 표현으로는 [벌어서 생활하게] 했다

대학생 친구들은 아르바이트해서 여행 다닌다던데

나는 핸드폰비, 교통비, 보험료.. 생활 그 자체였다

근데 딱히 불만이 없었다 나는 알아서 돈을 더 벌었다

시간나면 대타 뛰고 방학 때는 근로장학생으로 일했다

임원장학금, 근로장학금, 성적장학금 있는대로 받았다

대학교 2년 동안 200 넘게 모였다

아빠의 권유로 청약통장을 만들었고

이후 2년 동안은 아빠가 직접 납입유지시켜 주셨다

(2)

취직을 하고부터 엄마는 제일 먼저

재무설계 1:1 맞춤형 강의를 해 주었다

[단기-중기-장기]로 나누어서

[학업 또는 결혼-목돈-노후]로 대입시켜 설명했다

23살의 나는 노후준비라는 게 까마득했다

하지만 보육교사라는 직업은 그리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더더욱 일찍부터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단기자금으로 대학원비를 해결했고 임용고시에 합격해 교육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신분을 확보했다

중기자금으로 결혼 및 육아자금을 해결할 예정이며

장기자금인 노후연금은

토막 나는 공무원연금을 채워줄 것이다

(3)

신규교사 발령은 출근 3주 전에 났다

거리는 멀고 교통은 불편하고 집값은 비싼 신도시

반도체 생산 이슈로 신차출고는 한 세월

대안은 중고차였다

나는 사실 세단이나 suv를 사고 싶었다

부모님이 제시한 선택지는

아반떼/모닝 둘 중 하나였고

각각의 유지비와 그에 따른 저축금액을 비교해 주셨다

그냥 모닝으로 하라는 말이었다

아빠는 작은 차 한 대를, 엄마는 1년 치 보험료를

합격선물로 나에게 수여했다

사실 그 덕분에 1년에 얼마를 아꼈는지 모른다

결혼을 앞두고서 더욱 잘한 선택이라 생각했다

이젠 청약당첨된 아파트 소유의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경제관념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스스로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경제공부가 필수적인 이유다

나부터 뭘 알아야 가르칠 게 아닌가?

이게 바로 경제대물림의 무서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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