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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 망상가 Apr 23. 2016

일본 간사이 5박 6일 여행_나라

그 두 번째 이야기_나라공원

이튿날 고베 아리마 온천 -> 나라 이동
1차로 아리마 온천에서 고베 산노미야로 이동
아리마 온센 (고베 덴테쓰) 고베 전철 아리마선 -> 아리마구치 고베 전철 아리마선 -> 스즈란다이 고베 고속 난보쿠선 -> 신카이치 한큐 express 우메다선 -> 고베 산노미야역 하차

버스로는 한 번에 이동이 가능하지만 전철은 몇 번의 환승을 거쳐야 갈 수 있고 비용은 버스비 700엔, 전철 710엔으로 차이가 별로 없지만 버스보다 시간이 조금 덜 걸리고 시간대가 자주라는 장점이 있다.


2차로 고베 산노미야에서 긴테쓰 나라로 이동

한신선을 타고 이동, 전철비는 970엔

긴테쓰 나라역에서 내려 나라 호텔까지는 도보 이동으로 15분 정도 소요
위치는 나라 공원 쪽이고 중간에 사슴들 노니는 모습 찍으려다가 배터리 얼마 없는 휴대폰이 꺼지는 바람에 부랴 부랴 충전기 꽂고 하느라 헤매는 시간까지 플러스되어 늦으막이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로 들어왔다!

휴대폰 구매한 지 2년도 채 안됐는데 요즘 들어 부쩍 배터리가 확확 닳아 없어진다~ 지난번 아이폰도 그랬었는데... 갈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듯!
카메라, 휴대폰, 나까지 모두 충전 좀 하고 나가서 구경도 하고 밥도 먹기로 결정


나라 호텔 (Nara Hotel)
나라 호텔은 1909년에 오픈한 5성급 일본 전통 호텔로 2009년에 100주년 행사를 치렀고 소유는 서일본 철도회사이며 5분 정도만 걸어 나가면 바로 나라 공원이 보인다.


예약해놓은 숙박비에 아침 식사비는 포함이 되어 있었고 체크인 수속을 하니 라운지랑 저녁 레스토랑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10% 쿠폰을 챙겨주었다.

안내데스크부터 객실까지 직원이 짐을 들어주고 주변 안내까지 친절하게 해주며 드디어 객실 앞에 도착! 배정받은 객실은 1층에 일본식 다다미 객실 118호로 료칸 객실 규모보다는 작지만 전통과 5성급 호텔이라는 이름값으로 이곳도 1박 숙박료는 비싼 편이다.

객실 입구에서 짐을 받아 들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안쪽도 설명할 부분이 있는지 나보고 먼저 들어가란다! 들어와서 화장실, 욕실 등을 안내해주고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준 다음 저녁 침구류는 언제쯤 정리하면 되는지 묻길래 7시라고 얘기하니 직원이 편히 쉬라며 드디어 자리를 비켜주었다.

천천히 객실을 다시 한 번 쭉 둘러보며 소파 쪽 커튼을 치니 바로 앞에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이 펼쳐졌다.

어느 정도 충전을 마친 다음 해가 지기 전 얼른 나가 주변 구경을 하기로 결정하고 객실을 나와 호텔을 먼저 차근차근 살펴봤다!

호텔 내부 모습은 꼭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모습이다! 100년이 넘었다는데 안이 어쩜 이렇게 역사 속 건물인데도 깔끔할 수가 있는지 대단한 듯싶다!

아까 체크인 수속을 할 때에는 결혼식이 있었어서 조금 정신이 없더니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분위기

외부는 일본식 전통 건축 양식을 이용해서 지었다는데 예전에 호텔 뷔페 이용을 위해 들렀던 신라호텔 외관이 생각이 났다. 부지가 엄청 넓고 주변에 공원도 있어서 가족끼리 오면 천천히 산책을 하기도 좋을 것 같다!


나라 야경

호텔을 나오니 이미 시간이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나라 공원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 호수가 있는데 호수에 비친 호텔 전경이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이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언제부터인가 환한 대낮보다는 이렇게 해가 질 무렵이 뭔가 운치가 있으면서 분위기 있는 사진들이 연출되어 좋고 안정감이 생긴다! 차분해지는 마음이 이곳에 나 혼자 있는 것처럼 정말 한적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나라 공원 안 전망대

발길을 나라 공원 쪽으로 돌려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인적이 드물기도 하고 야밤이라 카메라에 장면 장면을 담기에도 조금은 부족함이 느껴질 무렵 전망대 표지판을 보고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걸었는데 눈호강의 장면들이 눈앞에 쫙~ 펼쳐졌다!

카메라 렌즈를 가져다 놓고 아무렇게나 찍어도 장면 장면이 환상적이다! 사진 찍는 기술 없는 아마추어인 내가 찍어도 이 정도인데 작품 사진 찍는 사람들이 담은 모습은 과연 그림일 듯!


저녁 먹기

전망대를 충분히 둘러본 다음 저녁을 먹기 위해 긴테쓰 나라역 아케이드를 둘러보다가 초입에 마음에 드는 가게가 있어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1명이라고 얘기한 다음 안내받은 자리에 앉았다.

시간이 조금 흐른 다음 종업원이 메뉴판 3종류를 가져오는데 그중에 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있길래 그걸로 달라고 얘기하고 차가운 사케 1잔이랑 모둠회 소자, 스테이크를 하나씩 주문하고 기다리니 사케가 먼저 나왔다!

큰 사케 1병을 가지고 와서 어떤 종류인지를 보여준 다음 사진 찍겠냐며 테이블에 살짝 올려놓고 자리를 피해 주어서 편하게 사진을 찍고 다 되었다고 얘기하니 직원이 다시 자리로 와 잔이 꽉 차도록 사케를 따라 준다!

다음으로 주문한 모둠회가 나왔는데 좀 전에 주문할 때 대 사이즈를 주문하려 하니 3~4인분이라며 혼자 먹기엔 소 사이즈면 적당할 거라고 종업원이 이야기해서 알겠다고 했는데 양이 조금 적은 느낌이다!

스테이크도 시키길 다행!

회는 역시 그 맛이 진리... 쫀득쫀득하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

모둠회를 다 해치우고 자리에 있으니 다음으로 주문한 스테이크가 나왔다! 굽기는 미디엄 레어 정도~
근데 요것도 맛은 아주 좋은데 양이 부족! 살살 맘껏 음미하기 위해 먹는 속도를 적절히 조절했다!

스테이크랑 사케 1잔을 기분 좋게 해치우고 난 다시 메뉴판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사케 1잔을 추가로 주문하고 모둠 초밥 한 접시랑 우메보시 오차즈케를 시켰다!

우메보시는 부모님을 통해 처음 접했었는데 시큼하면서도 입맛 돋우기에 이만한 반찬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오차즈케는 따뜻한 찻물에 밥을 말아먹는 것을 얘기하는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뜨거운 물에 밥 말아먹는 거랑 똑같지만 그게 찻물이냐 맹물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난 점시 상념에 잠겼다!

예전엔 한참 길보드 차트 시절 오랜 팬이었던 가수의 공연 실황을 길바닥에서 테이프로 싸게 구매했다가 잘못 녹음된 일본 노래 가사가 흘러나오면서 사요나라라는 단어만 나와도 당장에 버리고 치를 떨 때가 있었다.


역사 속의 일본의 모습은 혐오스럽기 그지없었고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그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을 시점도 있었다.

그런 내가 20대를 넘기고 30대가 되면서 점점 그런 감정들은 무뎌지고 언제부터인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한 생각도 그냥 그렇게 뭉그러지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틀째 일본 여행에서 난 이곳에 살아도 좋겠다는 아주 단조롭고 무식한 생각마저 들었는데 어쩌면 한국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도 어느 정도 작용한 듯싶다.

난 지금껏 눈앞에 닥친 현실과 시련을 단 한 번도 피하려 하거나 도망치려 한 적도 없고 피눈물 쏟아가며 묵묵히 버텨냈는데 이제 더 이상 그렇게 살긴 싫은가 보다~! 그냥 매번 날 세우지 않고 사람들 속에 조용히 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초밥과 오차즈케 하나로도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이 순간만큼 단순한 내가 오늘은 너무 좋다!
역사 문제에 무뎌진 내가 나라를 팔아먹은 그들보다는 낫겠지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단순하게 여행지에서 어떻게 알차게 돈을 쓸까를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다짐해본다. 적어도 지금을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다 잘못된 결정을 내리진 않을 테고 어느 한 순간도 부끄럼 없이 온전이 성자의 길을 걷고 있지도 않을 테니 너무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부담을 느끼지 않기로 했다.  


뱃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계산을 마친 다음 역 앞 로손 편의점으로 향한 다음 조금이라도 허기진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뱃속 달래 줄 것들 몇 가지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이부자리를 마련해놨다!

일본식 욕조에서 피로를 풀고 유카타로 갈아입은 다음 누워서 이것저것 하다가 옥죄어오는 유카타의 허리끈이 불편해서 싸들고 간 옷으로 갈아입고 불도 켜놓고 TV도 안 끄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늑장을 부리다가 일어나니 9시가 다돼간다!

호텔 아침 식사 시간이 9시 30분까지로 부랴부랴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기 위해 티켓을 챙겨 들고 방을 나섰다! 입구에 들어서니 어떤 종류의 아침 식사를 할 건지 묻길래 일본식 아침을 얘기하고 안내해주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정신을 차려갈 무렵 테라스 쪽 자리가 생겼다고 그쪽으로 옮기겠냐고 묻길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잽싸게 자리를 옮겼다! 역시 풍경이 끝내준다!

기다리던 조식이 나오고 특별하진 않지만 정갈한 일본식 가정식 요리를 양이 조금 부족한 채로 끝내고 레스토랑을 나와 객실로 돌아오는 길에 호텔 샵이 있어서 그곳에서 나라에서 유명하다는 연잎 초밥이랑 사슴 모양 쿠키를 사들고 다시 객실로 돌아왔다!

호텔 체크아웃을 한 다음 또 하루 종일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아쉬운 뱃속을 좀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어제 편의점에서 구매한 컵라면이랑 꼬치, 명란이 들어간 삼각 김밥, 반숙 달걀을 추가로 먹었다! 컵라면은 맵기만 하고 그다지 맛은 없었다는! 그 대신 삼각김밥이 아주 짭짤하니 맛이 좋았다!

이렇게 먹고 나니 비로소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
11시가 체크아웃이라 먹자마자 대충 정리하고 서둘러 호텔을 나왔다!


나라 공원 사슴!

전날 낮에 사진을 못 찍어서 역으로 가는 길에 다시 한 번 나라 공원을 들렀다~! 해가 좋아서인지 많은 사슴들이 길을 거닐고 있었고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150엔에 사서 후하게 하나씩 챙겨주다가 막판에 욕심 많은 친구한테 한꺼번에 4개를 강탈당했다~!

이후로 간식 냄새를 맡았는지 주머니에 손만 집어넣어도 뭐가 나오는 건가 싶어서 주변을 맴돌고 내 배를 툭툭 쳐가며 먹을 것을 달라고 졸라댔다~! 그러다 내 팔 안쪽에 뭔가를 숨기고 있는 줄 알았는지 확 깨물더니 쿨하게 돌아서버렸다~! 성질 있네 고녀석들~ㅋㄷ

나중에 보니 사람들이 감질나게 조금씩 잘라서 주머니에서 꺼내 주던데 그래서 아이들이 주머니에 손만 넣어도 민감하게 굴었었나 보다~ㅋ 그러고 보니 난 너무 후하게 퍼줬어~ 갑자기 아쉬운 생각이 들어 하나 더 살까 하다가 시간이 조금 촉박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쉬움만 남긴 채 아이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돌아섰다!

나라마치

나라마치는 원래 계획에는 없던 곳이었기도 하고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니 시간도 꽤 오래 걸리는 것 같아 포기하고 있다가 긴테쓰 나라역으로 가야 하는걸 반대편 아케이드로 잘못 접어들어 우연히 초임에 들어서게 되었다.

나라마치 가는 쪽 아케이드 입구에는 떡집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길래 떡 하나를 사서 집어 들고 맛을 보니 쫄깃함이 아주 딱 먹기 좋은 수준이다. 유부우동 가게도 같이 있었는데 이곳은 대기줄이 길어 과감히 패스~!

아케이드에는 골목골목 다양한 상점들이 있고 그중 한 곳에서는 방송도 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한글로 생방송이라고 써져있더라는!

이곳은 일본 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곳곳에 있고 분위기가 과거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삼청동이나 전주 한옥마을 정도 될 듯싶고 특이했던 점은 건물들 입구마다 주렁주렁 늘어져 걸려있는 인형들이었는데 사설 박물관에 들어가서 보니 이 인형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이야기가 써져있었다.

몇 개 구매할까 했었는데 제일 조그마한 것도 하나에 1,000엔이 넘어서 과감히 포기하고 돌아섰다!
이곳 구경을 마치고 오사카로 넘어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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