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게 하는 부모와의 관계를 끊었지만, 문득문득 떠올랐다. 관계를 끊는다는 것이 글자처럼 간단하지가 않았다. 생각을 안 하고 싶지만 그러기가 힘들었다. 생각이 피어오르니 그 생각에 파묻혀서 괴로워졌다. 부모를 버린 내가 나쁜 건 아닌 지하는 자책감 속에서도, 나를 괴롭게 했던 부모의 언행들이 동시에 머릿속을 헤집어놨다. 육체는 벗어났지만, 정신적으로는 그 굴레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괴로운 상태가 속에서 지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전처럼 부모님과 되돌아갈 수 있을까?’
내 마음의 답은 ‘노’였다. 그 일이 있었던 후에는 나는 몇 번 엄마와 잠깐이라도 함께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함께 있는 그 공간과 시간 동안 온몸이 경직되었고 너무 괴로웠다. 아이도 낳은 나를, 몸이 아팠던 나에게 시댁을 가지 않는다고 머리채를 잡아서 때리던 그 상황들이 마치 폭력성이 짙은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내가 이야기한 것만큼 와 닿았던 사람들은 없었다. 아니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누가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까 싶다.
출산을 하고 잠깐 동안 함께 살면서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 너무나 뜬금없이 엄마는 퇴근 후에 내 귓가에 대고 이해할 수 없는 상처 주는 말들을 했다.
"네 사주가 나를 태워 죽인다."
"네가 나를 빨아먹으려고 왔다."
남편이 없으면 아이 앞에서도 육두문자를 썼다. 그때 당시에 아이가 말을 배울 시기라서 그런 말들을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더니,
"꺼져. 00 년아"
돌아오는 답변이었다.
말을 배우는 아이를 위해서도 함께 살 수는 없었다. 남편에게 이야기를 몇 번 했지만 남편은 내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엄마는 나와 단둘일 때만 그런 언행을 하셨다. 그게 내가 제일 억울한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나는 다시 나를 힘들게 하는 그 환경에 나를 방치하고 싶지 않다. 이게 내 결론이다.
나는 이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 전에는 복잡한 감정이 70-80%으로 괴로웠다면 현재는 20-30%으로 많이 완화 됐다. 괴로움이 없고 감정적으로 평화로움을 누릴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내 아이에게 나눠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