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연락을 한 후 며칠 동안 감정이 흔들렸다.
그날은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쏟아낸 날이었다.
속에는 오래 묵은 원망이 많았다.
서운함도, 억울함도, 분노도.
나는 끝내 그 말들을 다 뱉어냈다.
그리고 멍해졌다.
멍해진 다음에는 울었다.
왜 우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울고 싶었다.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울음을 큰소리로 토해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이를 혼자 보고 있었서
울음은 결국
가슴속에서만 부서졌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된다.
엄마는예전에
동네 전체에 내 욕을 퍼붓고,
큰소리로 “혼자서도 잘 산다”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지금 와서,
나를 붙잡으려 하는 걸까.
변심.
그 단어만 떠오른다.
동생 때문일까.
동생을 떠올릴 때마다
나에게 하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서일까.
내가 무너질 때마다 외면했던 시간들이
이제 와서 다시 눈앞에 나타난 걸까.
그렇다면
지금의 사과는 무엇일까.
사과가 늦어서가 아니라,
사과가 ‘어색해서’가 아니라,
나는 그 사과가
내가 겪은 시간을
한 번에 덮어버릴까 봐 두렵다.
“미안하다”는 말 하나로
그동안의 폭력과 모욕과 방치가
없던 일이 되는 것 같아서.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와서 사과하면
나는 받아줘야 하나.
받지 않으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되나.
머리가 복잡하다.
감정은 더 복잡하다.
나는 아직도
엄마의 말 한마디에 흔들린다.
아직도 내가 그 관계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처럼.
그게 슬프다.
참 슬프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연락하고 나면
내 마음이 며칠씩 망가진다는 것.
나는 이제
‘부모와 화해하라’는 말보다
‘내가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먼저 하려고 한다.
아이 앞에서,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오늘은 울고 싶었다.
소리 내어 울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내가 느낀 것을
내가 먼저 믿어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