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집 운동회 날.
엄마가 어린이집에 오시는 날이었다. 진짜. 행복했다.
엄마랑 같이 손을 잡고 장애물 넘기도 하고,
엄마가 음악에 맞춰 안아주기도 하고,
엄마가 오리발을 끼고 나를 업은 채로 달리기도 하고,
놀이를 하면서 엄마에게 닿는 게 좋았다. 이런 날이 아니면 엄마와 이렇게 가까이 있을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엄마와 온전하게 보내는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그런데 그 끝이 정말 절망이었다. 그땐 ‘혼자 자야 독립한다’는 말이 당연처럼 떠돌던 때였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집으로 가야 했던 날이었다. 제일 행복했던 날이 제일 불행한 날로 변해버렸다.
엄마랑 헤어질 때 나는 울고 불며 "엄마 가지 마~ 엄마 안돼~ 엄마 가지 마"라고 울부짖었다.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주르륵 눈물이 나온다.
간절히 엄마가 안 되겠다고, 나를 집으로 데려가야겠다고 말해주길 바랐다. 이렇게 내가 싫어하고 힘들어하는데 그냥 집에 데려가겠다고 말해주길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엄마는 내 손을 놓고 가버렸다. 버려진 거 같았다. 그때도 버리고 가더니, 이번에도 버리고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엄마가 아파서 아빠가 외가에 나를 홀로 두고 갔을 때를 말한다.)
유치원을 다니던 시절이었지만, 말은 잘 못했지만 느끼지 못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어리다고 해서 기억을 못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를 키우는 게 조심스럽다.
내 아이가 나와 같이 기억력이 좋다면,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기억이 어른이 돼서도 괴롭히게 된다면,
나와 같은 어른이 돼버리면,
나는 무척 슬퍼질 거 같다.
그리고 가끔씩 나의 어미가 했던 말들과 행동이 무심코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스스로 흠칫 놀란다. 내가 이런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받았는데, 그걸 내 딸한테 하다니!! 가슴이 철컹 내려앉는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고 스스로 되네이다 보니, 아이게 말을 할 때 버퍼링이 생길 때도 있다. 버벅 거릴 때도 있다 보니, 그럴 땐 내가 바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받은 걸 똑같이 주지 않으려면 나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내 딸에게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연습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