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포르투] 8일차 - 마음속에 보관한 보물

나중에 꺼내봐야지

by 지미장

이스탄불 공항이다. 환승하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1시간 지연이다.


여러 공항들의 게이트 바로 앞까지 붙어있는 면세점들을 보면 안살거야? 진짜 안사? 싼데? 세금이 없다구! 라고 말하는듯 하다. 나는 그냥 톰포드 향수만 2종 시향했다. 향이 정말 섹시한데 내 분수에 맞지 않는 가격이라서 사지 않았다.


포르투 숙소 근처 동네 빵집에 오늘도 아침을 먹으러 가서 총 7번 방문했다. 주인 아저씨가 계산해주더니 갑자기 악수를 청해 그냥 얼떨결에 악수했다. 아마 와줘서 고맙다는 뜻이리라.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말이라도 하고 올 걸 그랬다. 아마 내일 아침에 얘 왜 안오지? 라고 생각할텐데.


몇 번의 항공 여행을 해봤지만 열몇시간 날아가면 지구 반대편에 도착하는건 여전히 신기하다. 100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을 살았을텐데, 전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세상이 되다니. 이렇게 가까워진 세상인데 아직도 몇몇 나라들이 으르렁 거리며 살고 있는걸 보면 뭐하러 저러나 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 몽상가 같은 생각이다.


포르투에서 보낸 대부분의 시간이 좋았지만 무엇을 이번 휴가에서 얻었는지 지금은 잘 모른다. 몇개월, 몇년이 지나 계속 떠올리는 순간들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거기서 얻어온 것이다. 이런 기억이 인생 전체로 보면 마음속에 보관한 보물아닌가.


돌아가서 일상을 또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생각한다. 가능한 즐겁게 살 것, 최선을 다할 것(대충하면 인생도 대충 흘러간다),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할 것, 스스로 의미를 만들 것.


일상의 나에게 행운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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