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욕심이 덮어버린 현재

by 영국피시앤칩스


개운하지 않고 무언가 잊어버고 빨려 들어가듯

목표와 몰입이라는 탈을 쓴 욕심에 나를 빼앗기곤 한다.


그냥 내버려 두어도 될 것을 대비라는 미명하에

나를 채찍질하고 괴롭힌다.


가면을 쓴 탐욕에 사로잡혀

욕심으로 번뜩이는 침침해진 눈을 비비며

정작 중요한 가족과 친구 소중한 사람과의 일상을 잊는다.


잘 살기 위해 목표를 세워 노력하는 건데 정작 본말이 전도되는 게 아닐까.


일상을 탐욕으로 덮어서 상상 속의 최악을 두려워하며 머릿속에만 실재하는 두려움의 그림자로 현재의 빛과 아름다움을 덮어버린다.


당장 내일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게 인생이다. 그러나 마음은 항상 수십 년을 앞서 두려워하고 대비하고 극복하려고 한다. 문제는 생기지도 은 일을 대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현실은 인간의 가벼운 추정만으로 해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인간군상이 얽혀있는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백사장에 존재하는 자그마한 모래알들의 변화를 하나하나 예지하고 대응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저 미래를 위해 지금 존재하는 현존함의 아름다움을 빼앗고 미래라는 허상의 무저갱 속에서 허우적거게 만든다.


머나먼 과거시절 미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준비한 선조들은 겨울과 맹수를 피해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선조들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갔기에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인 우리는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 크게 여기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한 줌이라도 더 움켜쥐려는 탐욕을 만든다.


그러나 이제 머리뒤 수풀이 흔들린다고 호랑이가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그러니 이제 조금은 마음 편하게 가볍게 쥐고 그저 살아가자. 그리고 고개를 들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 항상 머리 위를 비춰주는 창공마저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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