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스스로에게 구하는 용서

by 영국피시앤칩스


환상에 빠져

자그마한 모래알 하나가

휘몰아치는 바다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름 모를 들꽃이 들판에 부는 바람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 각했다.


강의 물살에 실려 두둥실 떠가는, 아이가 꼬깃꼬깃 접은 종이배가 인생인 것을 나는 몰랐다.


오만했다.

그 덕에 수없이 실망하고 무력함에 좌절했다. 겸허히 받아들였으면 겪지 않아도 될 고통들이었다. 떼쓰는 어린아이처럼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자책하며 스로를 과거와 후회라는 불구덩이에 밀어 넣었다.


하늘을 한번 본들 하루 종일 쳐다본들 내일 하늘을 지나갈 뭉게구름의 모양을 알 수는 없다. 그저 수많은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하고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유일한 것임을 뒤늦게 알았다. 삶은 공부한 만큼 점수가 나오는 학창 시절의 시험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완벽한 정답지가 아님을 모두 내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가시밭길에 맨발로 떠밀었다.


그런 자신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고생했다고 충분히 노력했다고, 결과가 아쉬워도 잘했다 쓰다듬어주며 품 안에 따스히 안아주고 싶다.


어떻게 피어냈던, 삶이라는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다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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