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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문 Jul 09. 2024

취미 갈구중

취미....

나는 항상 취미가 없었다.

취미가 뭐지?


쉬면서,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는 일..

쇼츠나 유튜브 같은 시간을 쓰기 위한 바보 같은 시간도둑이 아닌 내가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일 이 취미 아닐까?


문득 쉬는 시간에 아무것도 할 일 없이 괴로워하는 나를 보다가 취미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이제 쇼츠도 릴스도 재미가 없을 지경이다.

걔네들은 볼수록 기분이 나빠져 나 스스로가 싫어진다.


나도 취미를 갖고 싶다.


내가 고민이 생기면 외래 그러듯 브런치에 검색을 해보았다.

취미가 없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글도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나는 참 많은 취미가 있다.

지금 하고 있듯이, 글쓰기, 요리하기, 기타 치기, 도자기 만들기, 운동하기 등등..


이렇게나 많은 것들을,,, 나는 왜 즐기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답을 찾을 수 있었다. 

jellyfish 작가님의 '취미 그건 어떻게 하는 거야?'라는 글을 읽었다.


그 '취미'들 중 무엇도 나에게 편안함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그 모든 일들은 내가 '잘하고 싶었던' 것들이었다.

잘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또 끝내지 못하면 죄책감이 드는, 취미라기 보단 내가 잘하고 싶은 취향의 다양한 '일' 들이었다.


하.... 


한때 내가 언급했던 취미 리스트들이 내 도피처가 되어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학교를 다니며 요리에 한창 재미가 붙었을 때, 나는 매일 어떤 요리를 먹을지 기대하고 연구하며 행복해했고, 또 그보다 전에 기타를 처음 샀을 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순수한 열정으로 못 치든 잘 치든 기뻐하며 연주했었다. 


글쓰기도... 글은 항상 나에게 무해한 존재였다.

나는 (영어가 아닌 이상) 글을 쓰거나 읽는 것에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니.. 없었다.


최근 들어, 내 글쓰기 실력이 좋아진 것도 내가 새지식을 터득한 학습의 커브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글들이 막히고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읽는 것도 마찬가지. 내가 책들을 내 눈에서 멀리 방치해 준 그 오래된 시간 때문일까, 예전처럼 강력한 마법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잃어버리고 이제 나 스스로 글자들을 노력해야 한다는 걸 느끼며.. 슬픔, 아쉬움 그리고 후회를.. 느꼈던 것 같다.


난 무언가 처음 알아갈 땐 취미로 즐길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가고 내 욕심이 생기면, 그걸 잘 해내지 못하는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


무언갈 잘하는 것도 좋지만, 난 무언갈 좋아하고 싶다.

더 이상 내 애정이 담긴 무언갈 잃고 싶지 않다. 

내가 행복하며 즐겼던 그 순간들을 다시 즐기고 싶다.

이 순간만큼은 노력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노력을 들이지 않고,,,

오직 재미로..

못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구여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뭘까?

.

.

.

그렇게 질문한다면 대답은... 

아무래도 '읽기'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마법이 없다 아쉽다 핑계는 되었어도, 적어도 읽기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재밌는.. 현재 내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아는 취미 중엔 지금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내가 무언갈 창작하거나 배우는 것이 아닌,

창작물을 읽고 즐기면 된다는 점이..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무언갈 창작해내야 하는

내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자극보다 위로가 필요하다.


책도 가장 읽기 쉬운 책으로..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유치해서 웃음이 나와도 재밌는 10대 연애 소설 같은걸 스스로에게 처방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또 내가 부담이 없을만한, 내가 좋아하는, 다른 취미도 계속 생각해 보아야겠다.


취미를 갈구하던 내가 오늘 배운 것은, 

욕심 가득 잘하고 싶은 일은 취미가 되기 힘들다는 것.

재밌었던 취미도 부담감이 더해지면 일로 변해간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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