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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문 Jul 16. 2024

책수집가 돌로렌스(1)

동화

돌로렌스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다.

적당한 자산

적당히 멋진 집

적당히 통통한 몸과 신사 같은 멋진 수염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는 한 가지 취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책 수집

그는 독서를 즐기지 않았지만

예쁘다고 생각하는 책들은 모두 구입했다

그의 집은 선반마다 각양각색의 책들로 빼곡히 가득하다.


손님이 자주 오지 않는 집이지만

출입구에는 방문자 기록 책이 빼곡히 꽂혀 있고

요리도 하지 않다지만

주방에는 요리책들이 빼곡히 군침돌게 정리되어 있다.

거실에도, 안방에도

편안한 삶을 위한 단단한 책들이 놓여 있고

그리고 수많은 책들을 더 보기 좋게 정리해 논 책방까지

돌로렌스의 책방 - 먼지문


빨간색부터 파란색,

예쁜 금장으로 제목이 파인 책

표지에 몽글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책

신기한 촉감의 표지를 가진 책

거슬거슬한 종이로 만든 책

부드러운 종이로 만든 책

빨간색 포인트가 있는 책

북마크가 독특한 책

울퉁불퉁 한 책

구멍이 뚫린 책

.

.

.

돌로렌스는 책은 자산이라는 말과 같이

그의 자산들을 수집하고 쌓아 갔다.

그는 그의 자산을 수집할 뿐 아니라 완벽히 관리했다.

한 번도 펼치지 않아 새것 같은 페이지들과

항상 딱딱하고 광이 나는 표지들


매일 서점에 들르며 예쁜 표지의 책이 나오면

5프랑이든 20 프랑이든 아끼지 않고 집어 들었다.


그는 책들을 꽉 찬 책방에 조심스럽고 가지런히 꽂아 넣으며

그리고 수많은 책들이 아름답게 정돈된 모습을 보며

깊은 행복감을 느꼈다.


돌로렌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는 책내용은 읽지 않을지언정

책제목은 매일같이 읽었던 것이다.


그는 언젠가 책을 읽을 다짐이 있었기에

그가 책에 대해 꽤 안다고 믿었다.


그래서 돌로렌스의 친구가 소개팅을 주최해 나갔던 어느 날

그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상대가 물은


'책을 좋아하시나요?'

라는 질문에


'저희 집은 책으로 가득합니다'

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돌로렌스의 현관 - 먼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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