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내가 이미 천자의 자리에 올랐으니, 땅 위의 모든 살아 있는 것이 나를 황제로 여김은 천도에 속하는 일이지, 너에게 속하는 일이 아니다. 또 내가 칙으로 명하고 조로 가르치고 스스로 짐을 청함은 내게 속하는 일이지, 너에게 속하는 일이 아니다. 네가 명을 황제라 칭하면서 너의 신하와 백성들이 나를 황제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까닭을 말하라. 또 너희가 나를 도적이며 오랑캐라고 부른다는데, 네가 한 고을의 임금으로서 비단옷을 걸치고 기와지붕 밑에 앉아서 도적을 잡지 않는 까닭을 듣고자 한다.
하늘의 뜻이 땅 위의 대세를 이루어 황제는 스스로 드러나는 것이다. 네가 그 어두운 산골짜기 나라에 들어앉아서 천도를 경영하며 황제를 점지하느냐. 황제가 너에게서 비롯하며, 천하가 너에게서 말미암는 것이냐. 너는 대답하라. 32p
... 경들은 저 너머 겨울 들판이 보이는가? 나는 보이지 않는구나. 15p
강화행궁을 불 지르지 않는 게 다행이로군...... 37p
마루가 차니 경들이 춥겠구나. 1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