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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윤슬 Feb 20. 2024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이 있다


쉼 없이  레비전 소리도
공간을 우는 가습기 소리도
재잘대 카톡 소리 들리지 않는

나를 둘러싼 공기밀도 속으로 침몰하는


누구는 여행을 갔고
누구는 모임에 갔
누구는 가족 있음을 알고 있는 날
그래서 내 고요를 아무도 모르는 날


철 지난 잎사귀 하나하나 

직한 바람에 서성이는 모습 내다보며

하루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날

슬리퍼 신고 편의점에 다녀와  끓이며

어제보다 차가워 거실 윗공기 느는 날

커다랗고 비싼 창이 차단하는 소음이 궁금한 날
그토록 원해왔던 전한 공간 낯 


그런 날이 있다


열심히 달려왔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있지만

어디로 달려가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는 날


몇 해나 키웠지만 꽃 한 송이 보여주지 않는 화초를 재촉하 싫은 날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결국 다 잊혀진

누구 좋으라고 그런 말 접받느 심술 메는 날


깊은  빛 몇 개가

돌보지 않는 사이 영원히 꺼져버렸음을 발견하는 날


그런 날이 있다


취하지도 않는 혼술 닥토닥 우며

 나날도

흘러간 들도 아닌

거울만 들면 볼 수 있는 나를 그리워하는 

그런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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