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위로
때때로 불안해진다.
이대로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는데 할머니가 된다면...
나, 괜찮을까? 3p
'의'는 어쨌든 유니클로가 있으니 '식'과 '주'를 해결해야 하는 거군.
결국 돈의 문제
올해는 진지하게 복권을 사볼까? 4p
한 달에 1만 엔씩 노후대비 적금을 들면...
노후가.
멀리 있는 미래가.
현재, 여기 있는 나를 구차하게 만들고 있다. 8p
13년 전이라고 하면 그때는 아직 어린아이인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성인이었다.
인생은 성인의 기간이 길구나. 14p
사와코
할머니는 누운 채 거동을 못하시고,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가신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기 같지만 그렇지만...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성장하는 중일까.
어느 시점이 성인의 완성일까?
"아, 맞다~
사토 씨가 맞선 자리를 소개해줬는데,
이혼한 사람은 싫지? 그래서 거절했어."
전에는 싫었지만 지금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응."
그렇지만 왠지 그런 말을 하기도 어렵다.
내가 결혼해버리면 어머니는 할머니와 둘만 남게 된다.
이대로 나이가 들면, 난 어떻게 될까? 나의 미래는. 22p
수짱
친구 마이코는 작년에 결혼해서, 지금은 임산부.
일은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밖에서 일하던 때의 나를 점점 잊게 돼."
"원래 그런 건가?"
"그런가봐."
배 속에 아기가 있는 사람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실례인 듯해서 아기 중심의 질문만 하게 된다.
"아기 이름은 정했어?"
"와, 후보가 다섯 개나 있어?"
"아기 침대는 샀어?"
그리고 이런 상황을 조금 피곤해하는 내가 있다.
마이코, 미안. 관심 있는 척해서.
"아, 배불러."
"점심을 세 식간이나 먹었네~"
"정말! 하하하"
"피곤하지 않아?"
"응 괜찮아!"
"수짱, 그럼 또 만나. 일 열심히 하고."
"응, 몸 조심해. 벌써 다음 달이네."
"아기 낳으면 집에도 놀러와~"
"응."
이 느낌
이 쓸쓸한 느낌
몇 번이고 경험했다.
지금. 나를 쓸쓸하게 만드는 건. 친구에게 아기가 생기면 쓸쓸하고 불안해지는 것은
그것은 어쩌면 외톨이 할머니가 되어 있을 자신을 떠올리기 때문인지도.
이대로 할머니가 되어서 일도 돈도 없고 누워서 거동도 못하는데 의지할 사람도 없다면
그렇다면 나의 인생, 내가 걸어온 인생 전부가 쓸데없는 것이 되어버리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 몸이 떨린다. 63p
마이코
마이코입니다.
서른다섯 살의 임신부입니다. 작년에 맞선을 통해 결혼했습니다.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회사는 그만두었습니다.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입니다.
이대로 좋아. 잘된 거야... 하고 생각하지만, 결국, 이렇게 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열심히 일해서 능력도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무직의 임산부.
대학도 회사도 결혼도 선택은 내가 했어.
"여기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나는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을까?
"언제예요? 예정일이"
"다음 달 20일이에요."
"많이 기다려지죠?"
"네."
왜, 더 이상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까.
"잘 가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지금의 나여, 안녕히.
"이 아이 외에 소중한 것 따위는 없어지겠지."
언젠가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수짱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
그렇지만 만나 두고 싶었어. 수짱과,
지금의 나로. 7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