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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치콤 Apr 30. 2021

더치커피는 네덜란드에서 왔을까?

더치커피에대한 흥미로운 사실들

더치커피는 한국에서 무척 사랑받는 커피 중 하나로, 한때는 더치커피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더치커피 메이커라 불리는 기구를 갖춘 카페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네덜란드에 온 뒤 커피 마니아인 지인들에게 네덜란드 더치커피는 어떤지, 네덜란드 가정집에서는 정말 더치커피 메이커로 커피를 만들어 먹는지 등등 더치커피에 대한 여러 질문을 꾸준히 받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더치커피의 존재 자체와 한국 사람들의 더치커피 사랑에 놀라워한다.




더치커피

출처 dutch coffee

더치커피는 따뜻한 물로 커피를 내리는 고전적인 방법이 아닌, 차가운 물이나 얼음물로 추출한 커피를 말한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더치커피라고 불리고, 호주와 미국에서는 콜드 드립, 아이스 드립, 워터 드립 등으로 불린다. 더치커피는 아이사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편인데,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다.


더치커피는 차가운 물로 추출되어, 과열로 인한 커피의 산화 과정이 거의 없어 쓴맛이 적은 편이다. 또 커피 원두의 고유한 향과 맛을 담을 수 있어 '커피 속의 와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더치커피는 추출 후 냉장고에 5일 동안 보관 후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처음부터 차가운 물로 추출한 커피라서 냉장 보관도 용이하고, 콩의 지방이 냉수에 녹지 않아 칼로리가 낮다.


더치커피와 콜드 블루는 종종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사실 커피 추출 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더치커피는 냉수 또는 얼음물을 커피 가루에 조금씩 떨어트려 추출하는 양조 시스템으로 약 4-6시간이 소요된다. 콜드 블루는 굵은 입자의 커피 가루를 찬물과 섞어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한 뒤, 커피 찌꺼기를 필터로 걸러 추출해 약 12-24시간이 소요된다.




더치커피의 탄생

출처 dutch coffee

더치커피의 유래로 알려진 이야기는 네덜란드 황금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에티오피아의 커피콩은 약 1450년경에 예멘으로 옮겨진다. 이후 에멘은 커피 열매의 수출을 금지해 커피의 확산을 막고자 하지만, 1616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는 예멘의 도시 모카에서 커피 식물을 가져다 인도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1699년에 커피 생산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커피 식물을 인도네시아 수도 바타비아로 운송하였고, 그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아 네덜란드와 네덜란드 식민지는 유럽에서 가장 큰 커피 공급 업체로 성장하게 된다.


당시 황금기를 누리던 네덜란드는 동인도 회사를 통해 여러 식민지를 건설하고, 세계 무역의 중심이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상인들은 배를 타고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로 장기간 항해했다. 선상에서는 불을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네덜란드 선원들은 불을 사용하지 않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기술을 발명하게 된다. 이렇게 탄생한 더치커피는 아시아를 항해하던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원들에 의해 한국과 일본에 소개되었다. 




더치커피에 대한 네덜란드인들 반응

출처 koffiegek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원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더치커피는 흥미롭게도 네덜란드에서 그 존재를 찾기 쉽지 않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다양한 여러 블로그, 잡지 및 웹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 네덜란드 사람들은 먼 나라 한국과 일본에서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추출하고, 이를 더치커피라 명명한다는 사실에 흥미로워한다. 더치커피에 관한 여러 글에서는 한국과 일본에서 더치커피가 특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 한국에서는 일본보다 더 더치커피 메이커를 많이 사용하고 한국의 카페에서는 네덜란드의 전통 기계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꼭 기록하고 있다.


네덜란드 지인들과 더치커피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더치커피를 묻는 내게 그들은 그것이 무엇이냐고 역질문했다. 결국 한국인인 내가 네덜란드인들에게 더치커피에 대해 소개했다. 네덜란드 지인들은 모두 한국의 더치커피에 대해 무척 흥미로워했다. 네덜란드에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기계를 한국 카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이를 사용해 커피를 추출하고 더치커피라 부르며 마신다는 사실에 네덜란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전통적인 모습이 먼 나라 한국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더치커피 회사

출처 culinea

더치커피는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인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네덜란드에 있는 더치커피 회사는 한국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네덜란드 더치커피 회사 '바타비아 커피(Batavia Coffee)'의 창립 이야기다. 바타피아 커피의 공동 창립자 Jits Krol은 한국 성균관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하고 있을 때, 처음 더치커피를 맛보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네덜란드로 돌아와 다른 창립자와 함께 더치커피 회사를 차렸다. 


한국이 더치커피 문화를 역수출한 셈이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선원이 더치커피를 만들었다는 유래가 맞다면, 약 300년 만에 다시 네덜란드인들이 더치커피를 만들고 있는 셈인데, 영감을 한국 더치커피에서 받았다니 재미있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바타피아 커피에서 더치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더치커피 메이커는 한국에서 사 온 제품들이다.




더치커피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

출처 dutch coffee

하나, 더치커피는 이름대로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커피가 아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원이 만든 것으로 유래되고 있어 더치커피라고 명명한다.

, 커피 마니아가 아닌 이상 네덜란드인들은 더치커피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 더치커피는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다. 

, 더치커피 병으로 알려진 병은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술병이다. 추출한 커피를 담을 곳이 없었던 선원들이 빈 술병을 이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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