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출근하는 길에 동네 아이 한 두 마리씩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눈에 가장 띈 밤이.
카메라 소리에 고개를 들고 저를 빤히 쳐다보는 사이, 귤이도 나타났습니다.
동네에 오자마자 이 두 아이를 보았다면,
이들보다 더 쉽게 볼 수 있는 루나와 엄마냥이도
곧 마주치겠구나 생각한 순간
루나와 엄마냥이가 제 앞에 있었습니다.
루나도 엄마냥이도 온 동네를 깨우는
커다란 야옹야옹 사이렌을 울려서,
오랜만에 듣는 그 우렁찬 목소리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긴 무더운 여름을 나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어떤 용기와 위로가 됩니다.
아이들은 만나는 길에 묘한 안심과 기쁨도 느껴지고요.
우리가 오늘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서로에게 야옹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 따뜻한 일이지요.
이날은 바쁜 하루를 보내느라 점심에는 산책을 못했지만,
퇴근하며 다시 만난 루나와 엄마냥이.
이 둘을 저를 졸졸 따라다니더군요.
어떤 행사로 경찰 차량으로 둘러쌓인 동네.
수백명의 경찰 분들이 인근에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경찰 분마다 루나와 엄마냥이,
그리고 그새 어디선가 나타나 가만히 사람을 구경하는 억울이까지
안 예뻐하시는 분이 없었답니다.
몇몇 분들을 폰을 들고 아이들을 촬영하고,
경찰 몇 분들은 저를 따라다니는 루나와 엄마냥이가
키우는 고양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관심이 있으셨는데
이 동네 유명한 아이들이라고 답했습니다.
동네에서 사는 사람이나
저처럼 동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는,
잘 관리되는 길고양이 공식급식소에서 밥을 먹는,
동네 연예묘 라고 웃으며 말씀드렸더니
경찰 분들이 이 동네 고양이들은
본인들이 생각하시는 ‘사람을 무서워하고 케어가 안 된 길고양’이
모습이 아니라서 놀랍다 하셨습니다.
경찰 분들도 줄 간식이 없어서 어떡하나 아쉬워했습니다.
이만큼 사랑 받는 우리 동네 고양이들,
앞으로도 서로에게 더 큰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