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고양이와 함께한 하루 끝, 야근해도 행복한 이
오늘 오후 네 시쯤, 사무실 창문 너머로
억울이의 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끔 억울이는 그 시간쯤 산책을 나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온 동네가 들썩일 만큼 큰 목소리로
야옹야옹 사이렌을 울리곤 하지요.
창밖을 내다보니
경찰 분들이 억울이를 보며 웃고 계셨습니다.
곳곳에서 사랑을 듬뿍 받는 억울이,
오늘도 퇴근길에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치 않게 야근이 길어져
밤 여덟 시가 훌쩍 넘어서야 나올 수 있었습니다.
억울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이른 오후에 창문을 통해 본 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어두운 시간,
일층으로 내려와 저를 맞이한 건 놀랍게도
제 출퇴근 건물을 발견해버린
루나와 엄마냥이였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루나와 엄마냥이를
유난히 오래오래 볼 수 있었네요.
루나는 강아지처럼 냥냥거리며 뛰어와 반겨주고,
엄마냥이는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움직이지만
눈인사로 마음을 전해옵니다.
그 작은 눈빛이 참 따뜻했습니다.
밤바람이 제법 선선해진 요즘,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겨울이 훅 찾아올까 걱정됩니다.
아이들에게는
오직 다정한 계절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날들로만 이어지기를.
오늘 밤 우리 모두의 건강을 바라며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동네를 천천히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