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NOW]"공유에서 구독으로"…자동차 구독은 성공할까?
전동킥보드, 주차플랫폼, 택시 서비스와 음악 이용권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또 벨로스터N, 스타렉스 등 새로운 차종을 48시간 이용하는 스페셜 팩도 새롭게 포함됐다. 현대차가 투자한인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킥고잉 1000원 할인권 20매와 주차 플랫폼 아이파킹 3000원 할인권 5매, 티맵택시 5000원 할인권 4매, 음악 플랫폼 플로(FLO) 월정액 8000원 이용권 1매 제공 등의 혜택중 구독 상품에 따라 월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 셀렉션 요금제는 베이직(59만원), 스탠다드(75만원), 프리미엄(99만원) 등 3가지다. 베이직은 아반떼와 베뉴를 월 1회 선택할 수 있고, 스탠다드는 쏘나타, 투싼, 아반떼, 베뉴 가운데 월 1회 교체, 프리미엄은 베이직, 스탠다드 차종에 더 뉴 산타페와 그랜저를 포함시켜 7개 차종 가운데 월 2회 선택 가능하다.
셀렉션 구독 요금에는 차량 관리비, 보험료, 자동차세 등의 부대 비용도 포함돼 차량 관리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모든 차량을 주행거리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해지도 자유로워 고객이 필요한 기간에 맞춰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 구독모델을 선보인 곳은 클러치테크놀로지로 2014년 미국 아틀란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6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세일럼에서 플로우 오토모티브와 함께 클러치 플랫폼을 활용해 ‘드라이브 플로우(Drive Flow)’란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셰어링이나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카셰어링은 2000년 서비스를 시작한 짚카,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효시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소유 자동차, 대중교통, 택시와 함께 카셰어링, 라이드 셰어링, 구독 모델은 새로운 서비스란 의미를 넘어 ‘자동차를 사용하는 새로운 모드 혹은 디바이스’로 자리 잡았다. 완성차 업체들의 미래를 좌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모빌리티 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 경쟁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8년 프로스트앤설리반은 유연한 구독모델이 향후 자동차 구매의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가정의 다양한 구독 서비스 활용은 소득의 10%를 넘어섰고, 2025~2026년까지 미국과 유럽 신차의 10%는 자동차 구독 프로그램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5년 까지 약 1600만대로 신차 5대 가운데 1대는 구독형 모델이 될 것이고 완성차 업체 딜러, 유지보수 회사, 보험사,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액세스(BMW), 북(캐딜락), 케어(볼보), 카르페(재규어 랜드로버), 컬렉션(메르세데스 벤츠), 패스포트(포르쉐), 셀렉트(아우디), 스위치(닛산), 드라이브, 호스트 등 다양한 구독형 서비스가 선을 보였다. 이들 서비스는 대부분 럭셔리 라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외에도 미국에는 포드 자동차만 구독이 가능한 캔바스, 주단위 차량 교체가 가능한 플랙스드라이브, 베이에어리어에서만 서비스를 하는 레스, 전기차 구독만 가능한 바로우 등의 자동차 구독 전문업체가 있다. 스타트업도 뛰어들었다. 페어(Fair), 클루노(Cluno), 플렉스클럽(FlexClub), 인비고(Invygo), 비피(Bipi), 이브이지(EVezy), 드로버(Drover), 엘엠피서브스크립션즈 등은 올해 컨설팅업체 트랙슨(Tracxn)이 지목한 자동차 구독 유망 스타트업들이다.
2010년대 중반 공유경제가 대세였다면, 그 이후는 구독경제가 공유경제를 잇는 대세로 언급되고 있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BMW는 내쉬빌에 한정해 운영하고 있고, 캐딜락은 뉴욕시에서 시작해 로스엔젤레스와 달라스로 확장했으나 지금은 로스엔젤레스와 달라스에서는 철수했다. 볼보도 서비스 초기에는 모든 생산 모델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현재는 XC40 차종만 남았다. 재규어 랜드로버도 영국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메르세데스 벤츠도 애틀랜타, 내쉬빌, 필라델피아에서만 서비스 하고 있다.
대부분 럭셔리 브랜드로 제한된 지역에서만 운행하며 확장속도가 매우 더디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종료한 GM의 모빌리티 자회사 메이븐도 셰보레볼트와 타호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한 듯 하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셀렉션과 함께 제네시스 스펙트럼, 기아차 플렉스 등의 서비스가 있고 수입차 대상의 롯데렌터카 오토체인지, 중고차 대상 현대딜카클럽, 중고차 구독서비스 트라이브 등이 있다.
SUBTA(구독판매협회)는 구독모델을 크게 구독박스, 멤버십, 생필품 정기배송 할인, 미디어와 스트리밍 구독, 디지털 구독, SaaS 6개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구독모델을 이 같은 방식으로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시간 단위는 카셰어링, 일단위는 (단기)렌탈, 년 단위 이상은 리스(장기렌탈)로 구분하고, 한달 이상 단기 소유하는 형태를 구독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그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경쟁자들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단 렌트나 구매보다 비용면에서 효과적으로 특정 지역의 단기 거주자, 밀레니얼 세대, 새로운 차를 좋아하고 사람들, 보험과 유지보수 등이 번거로운 소유 자동차, 렌탈과 리스 프로세스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구독 모델의 주요 대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대차가 발표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셀렉션의 이용 데이터를 보면 평균 이용 기간 3.2개월, 실 서비스 이용자 수는 225명으로 서비스 가입자수 2015명 대비 10%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다른 구독 모델과 올 더 타임 미니 구독 서비스 판매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와 소유 사이의 ‘임시소유(Temporary Ownership)’를 표방한 구독경제가 과연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셀렉션 업그레이드는 구독모델 업그레이드라기 보다는 MaaS(Mobility as a Service)로의 확장 혹은 추가혜택을 통한 프로모션 형태다.
기존 산업계의 거부도 없고, 규제 등의 걸림돌도 없다는 점에서 구독모델은 매력적이다.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현대차의 구독모델 실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