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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두원 Jan 02. 2019

2020년이 과학기술계에던지는 의미

TePRI Report 2019년 1월호 ㅣVol.92


가수 민해경님이 부르던 “서기 2000년이 오면”에는 “우리는 로켓트타고 멀리 저 별 사이로 날으리”라는 구절이 있다. 1982년 히트곡이다. 어릴 때 혹시나 기대를 했었지만, 2000년에는 불가능한 현실이었다. 1989년에는 국산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2020년에도 애니메이션 스토리와 같이 인간이 우주를 활보할 수는 없겠지만, 인공지능, 로봇, 생명공학 기술발전으로 최근 회자되는 테크포비아를 실감 있게 그려낸 애니메이션이다. 미국 민간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는 빠르면 2022년 7~10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 우주여행상품을 출시한다고 한다. 버진 갤럭틱,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우주업체들이 직접 개발한 로켓을 이용한 민간인 우주여행도 머지않아 가능할 듯하다. 하지만 비용은 일반인들이
꿈도 꾸기 어려운 1인당 5,500만 달러, 대략 620억원이 넘는다. 아직은 일반인에겐 머나먼 미래다.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 음악과 애니메이션에 그려진 미래가 아직 우리에게 오진 않았다. 아마도 아직은 프로토타입인 자율주행차, 프라잉카 정도만 머지않은 시점에 실현 가능한 아이템인 거 같다. 때론 누군가의 상상으로, 때론 과학적 기법이나 전문가들이 언급한 미래가 틀린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정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앞으로 원하고 기대하는 미래를 상상하거나, 경제사회, 과학 기술의 변화 등을 분석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래라는 단어는 오픈된 개념이다.


2017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간한 제5회 과학기술예측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등장할 미래기술 267개 가운데 91%인 243개가 2020년대 실현된다고 분석했다. 실험실과 연구실에 머물던 프로토타입과 미완성 연구물들이 세상으로 나오면서 그만큼 과학기술계는 바빠지고, 우리의 삶에도 변화가 생기는 시기일 것 같다.


하지만 2020년대는 과학기술계에 그다지 녹록한 시기는 아니다. 경제도 힘들지만 과학기술분야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과학기술 강국인 미국, 2019년 세계 연구개발투자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R&D 혁신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일본 등 보이지 않는 과학기술 전쟁이 더욱 심해질 것 같다. 특히 “중국제조 2025” 실현을 위한 혁신능력 제고를 위해 202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의 차이나포비아가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듯 하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도 2020년대를 예측한 보고서들이 적지 않게 발간되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정부 부처와 위원회, 출연연구소, 지자체, 학술단체, 언론 등에서 2020년 우리나라 사회변화와 미래기술에 대한 보고서를 때론 경쟁적으로 발간했다.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예측했던 기술의 변화는 크게 없는 듯하다. 그렇듯 과학기술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 다만 보고서 발간 시점이 현재와 가까울수록 기술 명칭이 현실적으로 바뀌고, 주변 기술들과의 결합해 적용영역이 확장되어 시장 출시를 앞두고 보다 사회문제와 연결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많은 보고서들에서 지적했던 사회문제들에는 실제로 효과적으로 대비하지 못했고, 평균적으로 주요 기술들이 최고 수준 국가인 미국의 80%, 시간적 격차는 2년이라고 하지만 실제 산업계에서 느끼는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GDP 대비 연구개발투자 세계 1, 2위를 이야기 하지만, 절대 규모에서는 미국이나 중국 등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술격차뿐만 아니라 시장출시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아쉽지만 우리나라의 실행력 약한 일회성 미래예측 보고서들의 한계도 이러한 현상에 일조한 듯하다. 2020년대 시작이 머지않았다. 정부연구개발예산도 본격적으로 20조를 넘어섰고,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고 과학기술 투자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 확보, 무엇보다 더 늦기 전에 5년 단위의 단절 없이 긴 호흡으로 미래를 대비하며 추진할 수 있는 과학기술정책의 미래 기반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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