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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두원 Dec 16. 2020

[모빌리티NOW] 자율주행트럭이 일자리 늘린다?

차두원의 위클리 모빌리티 산업 리뷰 #26
코로나19에도 관심 높아지는 자율주행 트럭 시장
자율주행 트럭 성장 따른 기사들의 미래는?... 상반된 전망


미국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 방영분 갈무리 

24일 미국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은 자율주행 트럭을 특집으로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에선 25만 달러짜리 자율주행 트럭이 트럭 운전사 연봉 4만5000달러를 절약할 수 있고 이틀 만에 미국 대륙을 횡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방송에서 소개한 자율주행 트럭은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투심플(tuSimple)’이다. 아마존, US포스탈서비스와 협력하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 트럭 기업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계 기업인 플러스AI의 레벨4 자율주행 세미트럭이 버터 18톤을 싣고 3일동안 2800마일을 달려 미국을 횡단했다. 대평원과 록키산맥, 건설 중인 도로, 터널과 악천후를 뚫고 냉장 트럭으로 미국을 횡단한 최초의 성공 사례다. 2023년 상용화된 자율주행 트럭을 판매한다는 목표로 2019년 10월에는 미네소타 교통부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플러스AI 자율주행 트럭 [사진:플러스AI] 

지난 3월에는 웨이모가 클래스8 자율주행 트럭 물류 배송과 택배, 세탁물 등을 배송하는 웨이모비아(Waymo Via)를 소개한데 이어 6월에 아마존의 죽스를 인수하는 등 최근 자율주행 트럭과 물류 배송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임바크(Embark), 다임러, 인라이드(Einrider), 볼보 등이 자율주행 트럭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졌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자율주행 트럭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2.4%씩 성장해 2030년에는 15억5000만 달러(약 1조8300억원) 규모 시장이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가장 큰 시장으로 트럭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국과 광산이 많은 중국을 지목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2019년 11월 시속 60km 대형트럭의 군집 운행에 성공한 바 있다.


출처 마켓앤마켓 보고서

미국은 왜 자율주행 트럭에 주목하나 


물류의 트럭 의존도가 높은 미국 트럭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운전자 고령화다. 미국인 평균 연령이 42세인데 비해 트럭 운전기사의 평균 연령은 49세다. 55%는 45세 이상이고 25%는 35세 미만이지만 평균 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령 운전기사들이 퇴직하는데다 젊은 운전기사 부족도 심화되고 있다. 트럭 운전은 한 번 출발하면 목적지까지 숙박하면서 주행하는 장거리 운송이 대부분으로 연간 최대 200일 정도 객지 생활을 감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트럭운전 면허 취득은 21세 이상만 가능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첫 직업으로 선택하기에는 조건이 맞지 않는다. 


트럭 기사 부족 문제는 2012년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 대상이 됐다. 미국트럭협회 추산에 따르면 2017년 트럭 업계는 미국 전체 화물의 70% 이상을 담당, 매출은 7190억 달러를 기록했다. 향후 10년 동안 40만명이 넘는 운전자가 퇴직하지만 화물 수요는 37% 증가해 화물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선 새로운 기사 90만명이 필요하다. 


애리조나 truck stops 

2017년에는 장거리 트럭 운전자 약 50만명이 일했지만 그럼에도 5만1000명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화물 업체들이 운전 기사에게 높은 임금과 보너스를 제공, 1마일당 평균 인건비는 2016년 대비 15%나 올랐다. 화물 트럭 운전기사의 평균 연봉은 5만9000달러지만 개인 사업자로 일하는 숙련된 운전기사는 8만6000달러까지도 연봉이 상승했다. 


이에 미국 물류업계에선 높은 인건비와 부족한 운전사 문제의 대안으로 자율주행 트럭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 트럭 도입을 환영하는 물류 기업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들은 운전기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기술격차(Skill Gap)’를 제거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최대 트럭 생산기업인 나비스타는 자율주행법 적용 대상에 대형 상용트럭을 포함시키라고 촉구했고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 역시 4535kg(1만 파운드) 이상 상용 트럭에도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자리 축소를 우려하는 전미(全美)트럭운전자조합 등은 자율주행 트럭과 트럭 군집주행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사람 운송을 위한 자율주행 기술과 달리 고속도로 중심으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트럭은 도심에서의 안전 문제와 이슈, 규제에서 더 자유롭기 때문에 더 빨리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트러커들의 미래는?


트럭 기사들의 우려와는 달리 자율주행 트럭의 도입이 미국 트럭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증가시킬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는 현재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고 있는 우버의 ATG와 CDL-홀딩트러커스의 연구 결과다.


우버는 트럭 업계의 진화를 위해 수송 허브와 자율주행 트럭, 기존 트럭을 함께 운영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장거리 트럭 운전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운전 기사는 창고나 공장에서 고속도로 주변 허브까지 운송을 맡고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 트럭이 운송하는 모델이다. 


2028년 자율주행 트럭 100만 대가 운영된다고 가정하면 자율주행 트럭은 24시간 운행 가능하기 때문에 1대가 현재 트럭 2대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트럭은 하루의 3분의 1도 운영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자율주행 트럭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2028년 미국의 트럭운전사 일자리는 2018년에 비해 76만6000개 증가하는데 그친다. 하지만 자율주행 트럭을 추가하고 우버가 제안한 새 모델을 도입하면 로컬 허브를 중심으로 트럭 물동량이 증가해 일자리가 이보다 40만개 더 생기는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 트럭을 통해 트럭 운송비와 배송 화물의 소매가를 낮춰 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도록 하고 이에 따라 상품 수요와 트럭 물동량도 더욱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장거리 수송에서 로컬 수송으로 일자리 약 100만개가 이동하며 수요 증가에 따라 새로운 트럭운전 기사 일자리가 약 40만개 생겨날 것으로 분석했다.


우버의 제안과 비슷한 개념으로 다국적 회계 감사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자율주행 트럭과 '허브 투(to) 허브'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 프로세스 개선으로 2030년까지 물류비 47%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절감 비용의 80%는 인건비다. 특히 자율주행 트럭은 현재 하루의 3분의 1도 안 되는 29%의 트럭 운행 시간을 2030년에는 78%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트럭운송협회 역시 자율주행의 본격 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일자리 상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 에너지 연구 단체인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는 자율주행 기술이 트럭 산업의 안전성, 인력부족, 효율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SAFE가 경제학자들에게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최소 2040년까지는 트럭 운전사 고용 시장은 붕괴하지 않는다.

2040년까지 자율주행은 실업률을 0.06~0.13% 정도 높이고 트럭운전 기사들의 평균 연령이 55세가 되는 2050년 중반 대부분의 트럭운전 기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트럭운전 기사들은 점진적으로 유통 센터, 차량 안내 등 트럭과 연관된 다른 직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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