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미안하다. 정말 조작하고 싶은 데이터지만 현실이다.
내가 65세 노인이 되는 2035년 우리나라 노인 1명을 부양하기 위한 생산가능 인구는 2명이 되는구나. 내가 막 사회생활 3년 차에 접어들고 할아버지가 65세이던 2005년 노인 1명 을 위한 생산가능인구는 8명이었다. 넌 대략 나보다 부담을 4배 이상 떠안는구나.
그래도 결혼은 꼭 하고 아이들 많이 낳아라. 물론 메타 통계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유소년(0-14세) 1명을 키우기 위한 필요 생산가능 인구는 점점 늘어나서 네가 태어난 2004년 3.7명에서 네가 혹시나 30세에 아이라도 낳으면 5.3명으로 늘어나는구나. 조금 안도가 되기도 하지?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머리 아프다. 생산가능 인구를 제외한 노인과 유소년 1명을 부양하기 위해서 2005년 생산가능 인구 2.56명이면 가능했는데, 네가 서른을 갓 넘긴 2035년에는 1.5명, 네가 30에 결혼해 아이를 낳는다고 가정하면 동거남 Jr. 서른을 넘긴 2065년에는 0.9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한다. 힘들지? 그때 총부양비는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1위 수준이란다.
참고로 할아버지가 서른이었던 1970년 노인 1인 부양을 위해선 17.5명, 유소년 1인 부양을 위해선 1.28명, 노인과 유소년을 합친 총 부양 인력 1인을 위해선 1.19명의 생산가능인구가 필요했다. 같이 살고 있는 3대인데 차이가 엄청 크지?
문제는 지금도 주변에 노인분들 많지만, 내가 노인이 되고 네가 성인이 되면 정말 주변에 노인분들 넘쳐날 거다. 고령인구 비중은 올해 전체 인구의 13.8% 밖에 안되지만, 2035년에는 28.7%으로 대략 현재의 2배가 넘고, 2065년에는 42.5%로 역시나 OECD 국가 가운데 1위가 될 거다. 지금도 노인분들 주변에 많지만, 네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아마 노인들과의 경쟁도 엄청나게 힘들어질 거다. 어느 세대보다 교육도 많이 받고 똑똑하고 건강한 분들 이거든.
너 성인이 되면 정말 먹고살기 힘들 거다. 물가도 만만치 않을 거고, 대선주자들은 늘어난 노인들 표 좀 얻겠다고 아마 포퓰리즘 적 공약 계속 남발할 거다. 아마도 정부에서 실제로 노인들 지원 늘리면 너희 세대들은 노인네들 때문에 나라 망하고 젊은 사람들 죽어난다고 난리가 나겠지. 일본처럼. 하지만 우리도 먹고살려면 연금도 받아야 하고(난 연금 없군-.-), 건강보험 지원도 받아야 하는데 너희들 부담이 얼마나 크겠니?
그렇다고 내게 동거남 Jr. 존재를 보여주긴 해야겠지? 내가 지금 네 동생들을 더 낳을 순 없잖니? 아마 동거남 Jr. 가 태어나면 주변에서 엄청 사랑받으면서 자랄 거야. 어쨌든 난 너에게 투자하지 않고, 너의 부담을 ZERO화 하기 위해, 나이 먹고 너에게 손 벌리고 살지 않기 위해 앞으론 나를 위해 투자하며 살련다. 학원 좀 끊고, 이상한 브랜드 옷과 신발, 보드, 아이폰 등등 사달라고 하지 말아다오. 나도 나이 먹어 나름 우아하고 편안하게 외식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살고 싶다.
물론 네가 지금 배우는 중1 진로 과목 교과서에 너네 미래를 점치는 다이아그램에 "물려받을 유산이 있는가?"라는 항목이 있지만 이미 말했 듯 난 너에게 물려줄 유산은 없다.
내가 너보다 더 재미있게 동거남 Jr. 를 책임지마. 한국에서 살던 해외로 나가던 정부 믿지 말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수 밖엔....
ㅇ 노년(유소년) 부양비 =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담해야 할 65세 이상(0-14세) 인구 비율
ㅇ 노인(유소년) 1인 부양을 위한 생산가능인구수 = 100/노년(유소년) 부양비
ㅇ 총 부양비 =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담해야 할 유소년+노년 인구 비율
ㅇ (참고) 노년부양비 : 유럽은 23.3명('05)->36.0명('30)->47.1명('50), 북아메리카는 18.4명('05)->33.2명('30)->36.1('50)으로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2030년부터 선진국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
(데이터 출처 : 인구장래추계 2015-2065, 살짝 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