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충전 방법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시스템은 전동킥보드, 전기 오토바이 등 퍼스널모빌리티에 적용하고 있는 배터리 스왑 시스템(Battery Swap System)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니오가 전기차 생산과 설계에 적용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니오가 처음은 아니다. 테슬라는 2013년 6월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Battery Swap Station)을 공개했다. 연료탱크가 90ℓ인 아우디 A8이 가솔린을 완충하는 영상과 실제 일론 머스크가 배터리 스왑 이벤트(Battery Swap Event) 현장에서 모델S를 스왑하는 모습을 비교 시연했다. 결과는 아우디 A8이 4분 8초 만에 완충, 모델S가 1분 33초 만에 배터리 스왑을 완료했다. 전기차 충전시간이 아니라 일반 가솔린 차량 주유 시간과 비교해 많은 관심을 받았던 테슬라 초기 이벤트 가운데 하나였다.[1]
하지만 테슬라는 약 3년 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험운영했던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2016년 종료했다. 휴일을 포함해 서비스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약이 가능했지만 예약은 항상 밀려 있었고, 스왑 비용은 80달러(9만 8300원)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차량 밑에서 인간 작업자들이 직접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평균 스왑 시간은 7분 정도로 이벤트 때와는 달라 보였다. 특히 당시 슈퍼차저가 무료였던 점을 감안하면 굳이 비용을 지불하고 예약대기까지 하면서 스왑 스테이션을 활용할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 6월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는 고객들이 슈퍼차저가 충분히 빠르기 때문에 배터리 스왑에 관심도 의미도 없다고 말했고, 현재까지 테슬라의 배터리 스왑은 공개적으로 진화되지 않고 있으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자체 슈퍼 차징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충전 에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2]
본사는 미국이지만 2007년 이스라엘 기업가 샤이 아가시(Shai Agassi)가 설립한 프로젝트 베터플레이스(Project Better Place)는 전기차 개발을 통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석유 의존도를 종식시키기 위해 차량 판매 대신 교통수단을 판매하는 월구독형과 마일리지 모델을 설계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8억 5000만 달러(약 1조 445억 원)를 투자받았고, 배터리 스왑이 가능한 차량 르노 플루언스ZE(Renault Fluence ZE) 생산을 위해 르노-닛산과 계약하기도 했다.[3]
샤이 아가시는 자신의 비전 달성을 위해 차량과 배터리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에 베터플레이스는 2분 안에 배터리를 스왑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주행거리가 불안해 전기차를 구매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듯했다. 그래서 먼저 이스라엘에서 37개 스왑 스테이션을 건설해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2010년 전기차 10만 대 판매 예상과는 달리 1000대에 그쳤으며, 세금감면 혜택에도 불구하고 3만 3000달러(약 4055만 원) 수준의 전기차 가격은 매우 비쌌다. 자동차와 배터리를 분리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완성차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과 함께 초기 검증이 실패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협력할 인센티브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취약점이었다.[4] 또한 운전자 없는 모빌리티 서비스 실현을 위해 방대한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경제성과 비즈니스 불확실성, 50만 달러(약 6억 1441만 원)를 예상했던 스왑 스테이션 비용은 실제로 4배인 200만 달러(약 25억 원)로 상승한 데 따른 현금 흐름과 성장 압박, 무엇보다 파일럿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검증 전 덴마크, 호주, 하와이, 일본, 미국, 네덜란드, 미국 등 지리적 시장 확장에 집중한 결과, 2013년 2분기 파산신청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실리콘벨리 신생기업 앰플(Ample)도 캘리포니아주 베이지역에서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테스트를 하고 있다. 앰플은 7년 동안 개발을 통해 특수제작된 배터리 모듈과 팩을 10분에 교환이 가능하며, 현재 5개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2021년 8월 기준 약 1억 6000만 달러(약 1966억 원)를 셸벤쳐스(Shell Ventures), 모빌리티 투자 전문기업인 무어스트레테직벤쳐스(Moore Strategic Ventures)와 헤미벤쳐스(Hemi Ventures)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5]
앰플의 목표는 니오와 다르다. 니오와 같이 차량을 배터리 스왑에 적합한 형태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차 업체가 전체 배터리팩 대신 어댑터플레이트(Adapter Plate)를 장착한 전기차에 배터리 모듈을 해당 어댑터에 연결해 15분 내 배터리 모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충전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스왑 시간을 10분, 5분 이하로 단축시키기 위한 단기간 목표를 세워 추진 중이다. 2021년 11월 기준 앰플은 우버 운전자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일일 최대 90대 수용이 가능한 5개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닛산 리프와 기아차만을 지원된다.
앰플의 배터리 스왑 비즈니스 모델은 배달, 서비스, 공유차량, 택시, 우버 등 라이드헤일링을 주 고객으로 비즈니스를 설계하고 있으며, 주행거리가 긴 해당 차량들이 교대할 때마다 급속충전에 따른 배터리 마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엠플의 스테이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가 파트너로 필요하다. 엠플은 공장에서 설치된 배터리팩을 자체 시스템으로 교환하지는 않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엠플의 배터리팩을 수용하는 특수목적 전기차를 제공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물론 베터플레이스가 비즈니스를 펼쳤던 2010년 이후 전기차의 배터리 밀도는 높아졌고 충전시설도 증가했다. 앰플 CEO 칼레드 하수나(Khaled Hassounah)는 현재 10대 완성차 업체 중 5곳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다양한 충전 인프라의 테스트가 가능하지만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용성과 경제성에 대한 고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최근 넥스트 테슬라 또는 샤오펑, 리오토와 함께 중국 전기차 3인방으로 불리는 전기차 제조 업체 니오가 배터리 스왑 방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니오의 주력 모델인 SUV ES6 구매 시 100kWh 배터리는 월 224달러(약 27만 원), 70kWh 배터리는 월 148달러(약 18만 원)에 구독할 수 있다. 기존 충전 방식과는 달리 단거리 이동이 많은 운전자는 70kWh, 장거리 운전자는 100kWh를 선택적으로 구독할 수 있어 이동 패턴에 따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BaaS, Battery as a Service)를 활용하면 배터리 비용을 제외한 가격으로 자동차 구매가 가능하다. 즉 전기차에서 비용이 가장 높은 배터리를 차량과 분리 판매해 전기차 구매자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1]
2021년 10월 기준 니오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에서 반경 3km 이내 주거지를 의미하는 '스왑 스테이션 디스트릭트 하우스(Swap Station District Houses)’에 사는 니오 이용자는 약 40.01%로 9월보다 11.11% 늘었다. ‘니오 파워 2025’ 플랜에 따르면 니오 사용자의 90%가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3km 반경에서 거주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적극적인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2] 2018년부터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을 구축하기 시작한 니오는 스왑 방식을 통해 다른 전기차 브랜드와 차별화, 무엇보다 테슬라를 능가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3]
베터플레이스와 달리 자체 전기차를 개발 판매하고 있는 니오는 2021년 11월 쉘과 협력을 발표했다.[4] 협력 목표는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충전 및 스왑 스테이션을 공동으로 건설, 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중국에 5000개 배터리 충전와 스왑스테이션을 설치할 계획이다.[5] 전기차의 등장으로 세계 최대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선언한 쉘은 2025년까지 50만 개 이상의 충전기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현재 약 8만 개 이상의 충전기와 로밍 네트워크를 통해 30만 개 이상의 추가 충전기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고, 전기차 충전경험 향상을 통해 전기차 솔루션과 탈탄소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쉘은 니오 사용자가 유럽의 충전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니오의 스왑스테이션엔 쉘의 급속충전기를, 쉘의 충전포인트에는 니오의 스왑 스테이션을 상호 설치할 수 있다. 향후에는 배터리 자산 관리, 차량 관리, 멤버십 시스템, 가정용 충전서비스, 고급 배터리 충전 및 교환기술도 함께 협력할 것으로 밝혔다.
전기차 전환을 앞두고 위기의식이 높아진 주유 업계에서도 주유소 공간 활용과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관심이 높은 분야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니오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최근 니오는 노르웨이에 ES8 SUV 판매를 시작하며 첫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등 2025년 중국 3000개, 해외에 1000개 등 전 세계 4000개의 스테이션을 설치할 계획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미국시장 진출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기준 중국에는 1,400개 이상의 배터리 스왑스테이션이 설치되어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으며,[6] 베이징에 256개가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 니오와 아오동 신에너지가 운영 중이다.[7]
담당 부처인 중국산업정보기술부는 배터리 스왑 인프라 구축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중국산업정보기술부가 강조하는 장점은 배터리 스왑 시스템의 장점으로는 자동차 구매 비용 감소, 충전보다 짧은 스왑 시간으로 편의성 향상, 배터리 운영사의 중앙 모니터링・유지관리를 통한 배터리 수명 연장 및 안전 향상, 충전 비용과 에너지 절감, 새로운 산업 창출 등이다.
다른 장점으로는 배터리 교환 과정에서 결함을 모니터링해 화재 사고 등을 예방하거나 정교한 관리로 수명 연장이 가능하고 완성차 제조사 관점에서는 표준화된 배터리 채택으로 설계와 개발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또한 리튬 부족 등에 대응해 배터리 재활용 기반 마련도 가능하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2021년 10월 28일 신에너지자동차 배터리 교환모델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면서 베이징, 난징, 우한, 산야, 충칭, 창춘, 허페이, 지난, 이빈, 탕산, 바오터우 11개 도시에서 배터리 스왑 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하기 위한 배터리 교환소의 보급・운영 및 관련 생태계 구축, 연구개발 지원, 기술표준 수립 등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 결과 2년 내에 10만 대 이상의 배터리 교환 가능 차량과 1000개 이상의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등 정부 주도 스왑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8] 2025년까지 중국 정부 지원으로 2만 8000개 이상 시설을 갖춘 300만 대 이상의 배터리 교환 가능 차량이 증가할 것으로 파운더증권(Founder Securities)은 예측하기도 했다. 이미 2021년 9월 기준 중국에는 약 200종의 배터리 스왑이 가능한 차량이 생산, 판매되고 있으며 누적보급량도 15만 대, 약 900개 스왑 스테이션이 운영 중이다.[9]
2020년 4월 중국정보는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배터리 스왑지원 모델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장려를 위해 가격제한 없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 지원 정책으로 배터리 스왑 모델 확산을 진행하고 있다.[10]
니오, 지리자동차, 아오동 신에너지는 중국 빅3 배터리 스왑 기업으로 불린다. 아오동 신에너지는 2021년 11월 영국의 거대 석유회사인 BP와 광저우에서 배터리 스왑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해 합작투자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286개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베이징자동차그룹, 디이자동차그룹, 동펑자동차, 창안자동차, 상하이자동차를 포함한 14개 주요 완성차 제조사와 20개 이상의 전기 자동차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히는 등 2025년까지 1000만 대 이상 전기자동차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1만 개의 스테이션 완료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11]
2021년 4월 국영에너지기업으로 중국 내 3만개 이상 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는 시노펙(Sinopec Group)도 14차 5개년 계획 기간인 2025년까지 5000개의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주유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으며,[12] 아오둥신에너지, 지리 등 6개 중국기업은 2022년 전국에 8000개 이상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을 건설하고, 2025년까지 2만 6000개 이상을 건설할 예정이다.
2022년 1월 CATL 자회사인 CAES(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td.)는 배터리 스왑 솔루션 EVGO를 출시하고 10개 도시에서 출시를 발표했다. 초코-SEB(Swapping Electric Block)로 명명한 전기차 배터리 공유를 위해 개발한 양산형 배터리로 최신 셀투팩 기술로 160Wh/kg 이상의 중량 에너지 밀도와 325Wh/L의 체적 에너지 밀도로 설계되었으며, 단일 블록으로 200km 주행이 가능하다. 초코-SEB는 현재 출시된 승용차에서 물류트럭 등 배터리전기차 플랫폼 기반 차량 80%와 호환이 가능하며, 배터리 스왑 사용자 요구에 따라 블록 개수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EVOGO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은 최대 48개 초코-SEB를 보관할 수 있으며 단일 배터리 블록 교환에 1분이 소요되는데, 설치지역 기후 특성에 적합한 스테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다.[13]
출처: CATL launches battery swap Ssolution EVOGO featuring modular battery swapping, CATL, 2022. 1. 1
[ 중국 CATL EVGO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스왑 방식 보급 전개는 전기차 보급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전기차 충전소의 수량 부족, 느린 충전 속도, 시스템 불량, 운영 마진 부족 등의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2020년 정부업무보고에서 처음 언급되며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14] 여기에 주거 환경과 환경 오염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중국의 많은 사람들이 고층 아파트에 거주해 집에서 충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요 도시에는 개인용 주차공간과 충전 시설이 부족하고, 일부 오래되고 복잡한 주거 지역에서는 주차공간과 전력 부족 문제로 가정용 충전기 설치가 엄격히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니오보다 먼저 배터리 스왑 방식을 도입한 기업은 베이징자동차그룹이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한 대기개선을 목표로 기존 내연기관 택시 5만 대를 전기 택시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베이징자동차그룹은 원활한 전기택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부터 택시용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배터리 밀도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위한 주유소 같은 편리함이 향후 전기차 산업 확장에 커다란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다양한 방식의 충전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은 전력선 도입 없이 신속하게 조립식으로 설치가 가능해, 복잡한 건설과 허가 없이 약 2개의 주차공간만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차종마다 다른 배터리 위치와 크기 때문에 호환성 확보가 어렵다.[15] 2021년 8월 중국 최초로 니오와 베이징자동차그룹이 주도하는 배터리 교환 표준이 국가자동차표준기술위원회의 리뷰를 통과했다. 전체 자동차, 배터리 스왑 시스템, 배터리팩, 스왑 메커니즘, 스왑 인터페이스 등이 표준화 대상이다. 또 배터리 스왑 프로세스와 잠재적 고장 모드 분석, 배터리 스왑 모델 차량에 대한 일반 안전 요구 사항, 차량 안전 요구 사항과 함께 시험 방법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1월 중국국가표준제정기구가 배터리 교환 분야 최초 안전표준을 발표했지만 배터리 수명기간 동안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는 최소횟수만 제시한 수준으로 아직까지 표준화를 위한 많은 논의와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16]
비용도 만만치 않다. 1세대 스왑 스테이션은 블록당 400만 위안(약 7억 7744만 원), 2세대는 150만 위안(약 2억 9154만 원), 안정화가 되면 130만 위안(약 2억 5267만 원) 수준으로, 스왑 스테이션 건설비는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급속충전소 대비 여전히 높은 비용이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17] 뿐만 아니라 배터리가 고가이기 때문에 자본집약적 사업으로 무엇보다 배터리 수명의 최대화를 위한 관리기술이 중요하며, 스테이션별 완충된 배터리 분배 기술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까지 결함 있는 배터리 때문에 화재나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 완성차 제조사, 배터리 제조업체 혹은 스테이션 운영업체 등 책임소재도 명확하지는 않다.[18] 또한 공유자전거와 같이 균등한 최적화된 스테이션 배치, 명절 등 차량이동이 증가하는 시기와 패턴 따라 교통량이 집중되는 지역에 중량이 나가는 배터리 이송 등과 함께 균일한 배터리 품질관리 시스템은 매우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현재까지 중국시장과 중국차 중심의 스왑모델이 얼마나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될지는 아직 의문이며, 테슬라와 베터플레이스 사례로 가능성에 대한 많은 의심을 받고 있다. 2022년 2월 기준 중국 전체에 배터리 스왑스테이션의 1000배인 120만 개 이상의 공공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공공 충전소가 경쟁 대상일지 혹은 충전소 보완재 역할을 할지 확신할 수는 없다.[19] 중국 내에서도 중국차 시장 점유율 2% 수준인 니오는 자체 차량 전용 스왑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CATL 모듈식 배터리는 글로벌 전기차 80%가 호환된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완성차 제조사가 활용을 수락하는 여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향후 배터리 스왑 산업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정부 정책이 강력한 산업 발전 및 확산 원동력인 중국에서 강하게 밀고 있는 정책이라는 점으로 표준 선점과 함께 자국 시장 진입의 장벽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 규모도 2025년까지 중국 내 배터리 교환형 차량의 누적 판매량은 300만 대, 배터리 교환소는 2만 8000개에 달할 전망이고,[20] 운영 및 설비 시장 규모는 약 3300억 위안(약 64조 1388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택시와 SUV에만 한정되진 않습니다.
혼다는 모바일파워팩(Mobile Power Pack)을 활용한 배터리 스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배터리팩 1개의 무게는 10kg, 용량은 1.3kWh로 수동교체가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팩이다. 2022년 4월 에네오스, 카와사키, 스즈키, 야마하와 함께 전기 오토바이용 표준 교환 배터리 공유 서비스와 인프라 개발을 위한 기업 가차코(Gachaco)를 공동설립해 일본 주요 도시 에네오스 주유소와 기차역 등에서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1]
특히 혼다는 인도 시장에 적극적이다. 2022년 4월 1일 인도에 파워팩 에너지 인디아(Power Pack Energy India)를 설립한 혼다는 올라(Ola), 썬모빌리티(Sun Mobility), 아더(Ather) 등 인도 유망 모빌리티 기업들의 본거지인 벵가룰루에서 2022년 6월 전기 삼륜차 베터리 스왑 서비스를 시작하고, 다른 도시에도 이륜차 스왑서비스와 함께 확장할 예정이다. 18개월 내 인도 전국에 50개 교체 스테이션을 설치할 예정이며 시장 확산을 위해 다수의 제조사와 협력 중에 있다.[2]
혼다가 인도에 적극적인 이유는 인도 정부의 배터리 스왑 장려 정책 때문이다. 스쿠터와 오토바이 등 이륜차와 삼륜차가 라스트마일을 주로 담당하는 인도는 정부주도로 배터리 스왑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2020년 2월 인도 재무부와 기업부 장관인 니르말라 시타라만(Nirmala Sitharaman)은 2022-2023 예산을 발표하면서 빠르면 같은 해 7월 구매자가 배터리를 소유하지 않는 옵션을 제공해 초기 비용을 낮추는 BaaS(Battery as a Service)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추진하고 있는 FAME(Faster Adoption and Manufacturing of Hybrid and Electric Vehicle) 정책과 함께 2022년 12월까지는 전기차 인프라와 스와핑 생태계 강화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최종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2030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으로 자가용 30%, 상용차 70%, 버스 40%, 이륜차와 삼륜차 80%를 전동화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3]
2020년 12만 2607대가 판매된 인도 전기차 시장은 2021년 33만 9190대가 판매되어 연평균성장률 168%를 기록하는 등 전체 차량의 1% 수준이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 전기차 시장 특성은 이륜차 85%와 4륜차 78%가 각각 9만 루피(약 145만 원), 100만 루피(약 1600만 원) 가격대에 집중해 있어 동일한 가격으로 동일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없는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 전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97만 4313대지만, 공공충전소는 1028개밖에 없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4]
그렇기 때문에 초기비용은 높지만 운영비용이 훨신 낮은 전기차 확산을 위해선 구매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차량 배터리, 50%를 차지하는 이륜차와 삼륜차 배터리를 구독 모델 등으로 전환해 전략을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륜차, 삼륜차를 정책 추진 초기 중점 추진 대상으로 보고, 전기차 제조업체에게 배터리 스왑가능한 차량 생산을 촉구하며, 상호운용성 표준을 공식화하고,[5] 궁극적으로는 배터리 스왑정책으로 전기차 초기비용을 내연기관 수준보다 낮춰 출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6] 전국보다는 환겨오염이 심한 도심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자동차 판매량은 2021년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부족 등에도 불구하고 27% 증가해 역대 3번째로 300만 대를 돌파했을 정도로 성장성이 높다. 특히 대기오염 문제의 악화로 모디 정부는 2020년 자동차 산업 육성정책(NEMMP 2020)을 발표했고, 2026년까지 연평균 36%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도 같은 기간 동안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도 내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2개밖에 없으며 기술력 부족으로 해외기업 의존도가 매우 높다.[7]
혼다의 움직임이 흥미로운 점은 최근 혼다의 배터리 사업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배터리팩 용량이 늘어난다면 니오와 같은 고가의 스왑스테이션 없이 수동이나 간략한 자동화 장비로 경제적인 배터리 스왑이 가능하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용 디바이스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중국 기업들 중심으로 국가표준이 본격진행 중인 중국시장과 달리, 기술력에 한계가 있고 배터리 스왑 정책을 정부 중심으로 추진하는 인도에서 오토바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혼다의 배터리 스왑 정책은 이륜, 삼륜에 이어 사륜으로 확대가 가능하며 배터리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로운 배터리 시장 형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XEV라는 이탈리아 기업은 10.4kWh 용량 모바일배터리팩을 활용한 2인용 소형전기차를 판매할 예정이다.[8]
출처: XEV Website, https://www.xevcars.it
[ 모바일배터리팩을 활용한 엑스이브이(XEV) 2인용 소형전기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