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오 성가(Gregorio Chants)는 기독교 음악의 근원이자 서양 음악의 뿌리다. 개신교가 발생하기 전까지 성가의 발전은 가톨릭교에서 이뤄졌다. 가톨릭 전례(미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성가는 교회력의 따른 축일을 기념하고 예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성가는 서유럽 각 지역에서 만들어지고 불렸다. 예를 들어 프랑스 지역의 갈리아 성가, 영국의 켈트 성가, 스페인의 모자라빅 성가, 이탈리아 남부의 베네벤토 성가, 밀라노의 암브로시오 성가, 로마 성가, 이집트의 콥틱 성가, 시리아 성가, 에티오피아의 아비시니아 성가, 동로마의 비잔틴 성가가 있었다. 이러한 성가들을 로마 성가와 갈리아 성가를 중심으로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Gregorious I, 540-604 재위)의 의해 집대성 것이 <그레고리오 찬트>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미사에서 교회력의 축일과 관련된 내용의 가사를 부르는 미사 고유문과 축일에 상관없이 항상 같은 가사를 부르는 미사 통상문 두 종류로 구분된다. 전자는 입당송 (Introitus)·층계송(Gradual)·알렐루야(Alleluia)·봉헌송(Offertorium)·영성체송(Communio)의 종류가 있고, 후자에는 기리에(Kyrie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글로리아(Gloria 영광송)·상투스’(Sanctus 거룩송)·크레도스’(Credo 사도신경)이 있다. 이러한 그레고리오 성가의 종류는 클래식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들을 수 있다.
초기 단선율의 그레고리오 성가는 9세기에 다성 음악으로 확대된다. 다성 합창음악의 시작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다성 합창이라 부르지 않고 오르가눔(Organum)이라고 용어를 사용했다. 초기 오르가눔은 두 개의 성부만으로 만들어졌다. 오르가눔을 만드는 초기 방식은 그레고리오 성가 ‘아래’에 선율을 만드는 방식이었지만, 이후에 성가 선율 ‘위’에 새로운 선율을 작곡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12세기 말에 오르가눔 성부는 보다 화려 해지지만, 그레고리오 성가의 성부는 긴 음가로 오르가눔 성부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성부는 3성부에서 4성부까지 확대되었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연주 방식은 전통적으로 기악 반주 없이 노래하는 아카펠라(A Cappella)이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음악은 경건하거나 신성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을 뿐 감상의 목적은 없었다. 그러나 20세기에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새롭게 편곡 연주하기도 한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창법은 강세를 준다거나 끊어지는 방식으로 노래하지 않고, 아름답고 부드럽게 물 흐르듯 노래한다. 이러한 레가토 창법이 발전한 이유는 성당이라는 특수한 공간 때문이다. 아치형의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의 성당은 소리의 잔향을 길게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현재의 콘서트 전용 홀 보다 그 잔향은 더 길다. 이러한 특성은 노래를 부르는 빠르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성가는 빠른 곡보다는 느리거나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레고리오 성가 창법을 독일 출신의 밴드 Gregorian이 부르는 비틀즈의 Imagine을 비교해서 들어보며, 창법의 차이를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