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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 May 03. 2022

주를 찬양하라!

초기 클래식음악-중세 시대 기독교 음악

클래식 음악은 바로크와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을 일컫는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의 기원 혹은 뿌리를 이야기할 땐 고대 그리스 시대와 중세 시대(5세기~15세기)의 음악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기독교, 천 년의 중세 시대 음악은 성악의 발전과 박자·리듬·음정·기보법·계명창과 같은 음악이론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연유로 중세 시대 음악이 클래식 음악의 모태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중세 시대의 음악은 오늘날의 기독교 음악,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뿌리이기도 하다.


초기 클래식 음악에서 가장 영향력 있었던 음악은 가톨릭 예배의식에서 사용된 음악이었다. 다시 말해서, 초기 클래식 음악은 미사나 수도사들의 기도 시간에 신을 찬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음악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음악의 기능은 영적 체험뿐 아니라, 문맹률이 높았던 당시의 교인들을 교화하고 교육하기 위한 것이 있었다. 아마도 음악은 단순히 연예나 오락의 목적보다는 도덕적 교육이나 삶의 교훈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심미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중세 시대의 음악을 듣다 보면 선율의 아름다움이나 율동적인 리듬을 경험하기보다는 엄숙함이나 신성함, 경건함이 강하게 느껴진다.


가사가 있는 성악곡이 주류였던 초기 클래식 음악의 특징은 악기 반주 없이 부르는 합창곡, 아카펠라(A Cappella) 음악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음악이 발전한 이유는, 음악은 성경의 내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악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즉 기악은 사람의 마음을 타락시키는 세속적인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당대의 아카펠라 풍의 가톨릭 음악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기리에(Kyrie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글로리아(Gloria 영광송), 상투스(Sanctus 거룩하시도다), 크레도스(Credo 사도신경), 아뉴스데이(Agnus Dei 하나님의 어린양), 알렐루야(alleluia, 하나님을 찬양하라). 영성체송, 봉헌송, 층계송, 입당송, 모테트, 콘둑툭스 등 다양한 형태의 성악곡이 존재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이 당시의 음악은 오늘날 클래식 공연장에 흔희 듣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음악적 뿌리는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많은 작곡가의 종교 음악 작품을 통해 인용하고 새롭게 탄생하였다. 대표적인 장르로는 <슬픔의 성모>(Stabat Mater), 모테트(Motet), 오라토리오(Oratorio), 칸타타(Cantata), 미사곡(Mass Music), 즉 성탄절 미사(Christmas Mass)·장엄미사(Solemn Mass)·대관식 미사(Coronation Mass)·죽은 자를 위한 미사(Requiem Mass), 그리고 수난곡(Passion Music) 등이 있다. 당시에는 이러한 작품들이 예배와 같은 특정한 목적으로 작곡되었지만, 오늘날 클래식 공연 문화에서는 예술 음악으로써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중세 시대의 음악을 경험하고 싶다면 우선 7세기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집대성한 <그레고리오 찬트>(Gregorian Chant)를 들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레고리오 성가를 차용해서 현대적으로 새롭게 만든 전자음악 프로젝트 그룹, 이니그마(Enigma)의 1990년에 발표한 <MCMXC a.D.>앨범도 추천한다.


혹 독자는 기독교 음악에 대한 글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초기 클래식 음악이 기독교 문화의 흐름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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