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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 May 03. 2022

우리는 더 이상 숲에 가지 않을 거예요

드뷔시. 봄의 롱도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C. Debussy, 1862-1918)는 인상주의 음악 양식(Impressionism)을 만들었다. 낭만주의 예술 양식이 19세기 전체를 관통하던 시기에 인상주의는 예술계에서 이단아였다. 인상주의는 클로드 모네(C. Monet, 1840-1926)의 회화 작품 「해돋이 : 인상」(1872)을 비난하는 용어 ‘인상’에서 유래했다. 인상주의 미술은 대상을 분명하게 그리기보다는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순간의 장면 혹은 인상을 그렸다. 평단의 부정적인 비평과는 달리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은 대단한 성공을 거둔다.




프랑스 미술의 새로운 양식의 출현과 함께 음악에서도 낭만주의 경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드뷔시는 보란 듯 인상주의 음악 양식을 내놓았다. 인상주의 음악 양식은 논리와 형식의 작곡 양식과 달리 감성을 중요시했다. 다시 말해 음악은 들어서 좋으면 된다는 것이다. 드뷔시는 작품을 설계하는 음악 형식이나 규칙적인 화성 진행을 깨고, 금기하는 음정을 사용하고, 장단조 7음계뿐만 아니라 5음계와 온음 음계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래서 인상주의 음악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색채가 강하다.




봄의 롱도(Rondes de printemps)는 드뷔시의 《관현악을 위한 이미지》(Images pour Orchestre L. 122, 1912) 중 세 번째 악장이다. 《관현악을 위한 이미지》는 1악장 〈지그〉(Gigues, 1909~1912), 2악장 〈이베리아〉(Ibéria, 1905~1908) 그리고 3악장 〈봄의 론도〉(1905~1909)가 한 작품으로 구성된다. 각 악장은 영국, 스페인, 프랑스의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마지막 이미지 〈봄의 롱도〉는 봄에 둥글게 원을 그리며 우는 춤을 말한다. 드뷔시는 5월의 프랑스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프랑스의 민요, 〈롱도〉 ‘우리는 더 이상 숲에 가지 않을 거예요.’(Nous n'irons plus au bois)와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자장가 “잘 자라, 아가, 잘 자라.”(Do, do l'enfant do)를 인용했다. 자장가는 곡의 앞부분에서 플루트에서 짧게 연주한다. 그렇지만 민요 〈롱도〉는 쉽게 찾을 수 없다. 곡 전체에 민요 선율이 잘 드러나지 않게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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