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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 Apr 28. 2022

프로메테우스를 기리며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작품 43 중 서곡

1789년 프랑스혁명은 왕과 귀족 중심의 낡은 체제(앙시앵 레짐, Ancien Régime)를 무너뜨리고, 유럽의 근대 시민 사회 형성에 길을 열었다. 혁명의 혼란 속에서 악당을 응징하여 정의를 실현하는 슈퍼맨, 헐크, 아이언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영웅을 기다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프랑스혁명은 나폴레옹이라는 시대의 영웅을 낳았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출현을 찬양한다.


베토벤(L. van Beethoven, 1770-1827) 역시 시대정신을 작품에 투영했다. 그 첫 작품이 1801년에 작곡한 발레 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작품 43》이었다. 그 후 〈교향곡 3번-영웅〉(Symphony No.3 in E flat major, Op.55 Eroica.1803), 구출 오페라 《피델리오》(Leonore, oder Der Triumph der ehelichen Liebe Op.72, 1805), 전쟁 교향곡 〈웰링턴의 승리〉(Wellington's Victory Op.91, 1813) 그리고 〈교향곡 9번-합창〉(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1824)을 작곡했다.


베토벤은 발레 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The Creatures of Prometheus Op.43)을 나폴리의 유명한 안무가 살바토레 비가노(S. Viganò, 1769-1821)의 의뢰로 작곡했다. 줄거리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적인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를 기반으로 하였다. 프로메테우스는 고귀한 정신의 소유자로서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쳤으며, 무지한 인간을 깨우치게 하려고 파르나소스 신전으로 데려간다. 신전에서 음악의 신 아폴로의 명을 받아 인간들은 음악, 비극과 희극, 춤을 배운다. 결국 인간은 프로메테우스의 도움으로 지식과 예술을 통해 새롭게 창조된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은 2막 구성의 발레 음악으로 서곡(Overture), 서주부(Introduction) 그리고 16곡으로 구성되었다.


서곡은 느린 템포(Adagio)의 긴장감이 감도는 관현악 연주의 짧은 서주로 시작한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가 마치 ‘천상에서 불을 훔쳐, 신들로부터 도망치는 장면을 담은 ’몹시 빠르고 생기 있게’(Allegro molto e con brio)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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