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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 May 11. 2022

화려함의 극치

바로크 시대 음악

바로크(Baroque) 음악을 당대의 악기와 연주 관습으로 연주하는 고음악·시대 연주·역사주의 연주회를 간간히 듣게 된다. 많지 않은 고음악 애호가를 위한 무대이지만, 바로크 음악을 다양한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특권일지도 모른다. 또한, 현재의 개량되기 전 바로크 시대의 악기를 볼 수 있는 것도 바로크 음악회의 또 다른 즐거움 일게다.


바로크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크풍의 가구, 화려한 장식 혹은 과장된 장식의 의자나 침대?! 바로크는 예술 사조에서 17~18세기에 유행했던 양식이다.  


베르사유 궁전


클래식 음악에서 바로크 시대는 시기적으로 1600년에서부터 1750년까지 유행하던 음악 양식으로 일컫는다. 이 시기의 음악가들은 예를 들면, 몬테베르디(C. Monteverdi, 1567-1643), 프레스코발디(G. Frescobaldi, 1583-1643), 파헬벨(J. Pachelbel, 1653-1706), 퍼셀(H. Purcell, 1659-1695),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A. Scarlatti, 1660-1725), 도미니코 스카를라티(D. Scarlatti, 1685-1757), 알비노니(T. Albinoni, 1671-1751), 코렐리(A. Corelli, 1653-1713), 북스테후데(D. Buxtehude, 1637-1707), 비발디(A. Vivaldi, 1678-1741), 바흐(J. S. Bach, 1685-1750), 헨델(G. F. Händel, 1685-1759), 텔레만(G. P. Telemann, 1681-1767), 크반츠(J. J. Quantz, 1697-1773) 등등 대중이 기억할 만한 작곡가들이 꽤 있다.



Baroque라는 명칭은 포르투갈 어원의 프랑스어 baroco에서 유래한 용어로 “일그러진 진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바로크 시대는 궁정문화를 대표하는 시기로 궁정의 격식과 예절은 고급스러움을 넘어 사치스러울 정도로 허례허식이 만연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인지 다음 세대에게 바로크 시대는 낡고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바로크 양식은 음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즉, 과장된 음향과 불규칙적인 조성의 변화와 박자 그리고 장식이 많은 선율, 화려한 표현 양식에서 말이다. 단순히 음악과 같은 예술에 국한 된 것만은 아니었다. 위 작곡가들의 자화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가발은 바로크 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 중에 하나다.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A. Scarlatti, 1660-1725)

7 Concerti di flauto, violini, violetta, violoncello  e basso  I. Largo - Presto        

플루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를  위한 7개의 작은 협주곡 1. 느리게-매우 빠르게  


음악사에서 바로크 시대는 기악이 음악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시기였다. 기악의 부상은 르네상스 시대(대략 1450~1600)에 발전한 궁정문화와 결을 같이 한다. 특히 궁정의 사교춤의 발전은 기악 연주자의 고용과 기악 장르의 출현에 일조했다. 대표적으로 파반(Pavan)와 갈리아드(Galliard)가 있다. 바로크 시대에는 비교적 감상용 춤음악이 많이 작곡되었지만, 그 전통은 궁정문화에서 오랜 동안 존속되었다. 더 나아가 춤의 리듬은 감정이나 분위기를 표현하는 중요한 작곡 양식이 되었다. 여하튼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의 기악 작품에서 사라반드, 가보트, 지그, 미뉴에트, 쿠랑트, 부레와 같은 춤곡을 많이 볼 수 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J.S. Bach, 1685-1750)

Cello Suite No. 1 in G Major BWV 1007 1. Prelude        

첼로 모음곡 1번 사장조 바흐작품번호1007  I. 전주곡


중세와 르네상스, 천 여 년 동안 성당이나 교회, 그리고 궁정을 중심으로 발전했던 성악은 여전히 건재했다. 바로크 시대의 성악 장르는 오라토리오와 칸타타의 출현이 가장 눈에 띈다. 이전의 성악음악이 무반주 합창, 아카펠라 음악 중심이었다면 이 시기는 기악 반주의 합창 음악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안토니오 로띠(A. Lotti, 1667-1740)

Credo in F Major  사도신경 바장조


오페라(Opera)! 오늘날 극장음악의 권좌를 뮤지컬에 빼앗긴 오페라는 400여 년 전, 바로크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장르였다. 지역적으로는 이탈리아의 플로렌스에서 탄생한 오페라는 전 유럽에서 흥행의 돌풍을 일으켰고, 덩달아 이탈리아 음악가들은 유럽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고용되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마드리갈(Madrigal)과 더불어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최고 문화 상품으로 당대를 호령했다. 이후 많은 작곡가가 부와 명예를 보장받을 수 있는 오페라 작곡가가 되기를 열망했고, 이후 몬테베르디·륄리·라모·퍼셀·헨델·모차르트·로시니·마이어베어·벨리리·도니제티·베르디·푸치니와 같은 오페라 작곡가들이 탄생하게 된다.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에서는 장식적인 선율과 긴 음가에서 점점 짧은 음가로 노래하는 트릴로(Trillo)와 목소리를 떨리게 하는 그룹포(Gruppo), 일종에 바이브레이션과 같은 창법이 유행했다.


몬테베르디(C. Monteverdi, 1567-1643)

 L'Orfeo. Art 3 Possente spirito(위대한 힘의 정령이신, 카론테여) 


바로크라는 의미가 비록 일그러진 진주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150여 년의 짧지 않은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서양 음악사에서 새로운 기악 장르의 태동과 성악 음악의 또 다른 변모, 그리고 음악·문학·미술·무용·의상을 종합한 오페라의 출현 덕분에 당대 작곡가들과 이후 작곡가들에게는 창작의 새로운 장을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날 바로크 음악은 고음악이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대중’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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