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미안해

니콜라이 파가니니.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작품3의 6번

미안 미안해 미안 미안해 너를 두고 떠나가니 미안해~~ ♫

태진아의 노래 〈미안 미안해〉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동시에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작품3의 6번 1악장〉이 떠오른다. 아니, 사실은 1995년에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 OST, 〈서로 다른 연인〉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 같다. 〈서로 다른 연인〉은 극 중 고정현이 맡은 혜린의 주제곡으로 가사 없이 모음으로 부르는 보칼리제(Vocalise)로 노래한다.〈서로 다른 연인〉첫 소절,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를 들을 때면, 항상 태진아의 〈미안 미안해〉를 무의식적으로 불렀던 것 같다. 90년대 초반 〈미안 미안해〉는 이미 전 국민이 따라 부를 정도로 대단히 유명한 곡이었다. ♫

미안 미안해〉 작사 김동주 ·작곡 김영광(1990)

파가니니.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작품3의 6번〉                   1악장 칸초네타

〈서로 다른 연인〉의 원곡이 이탈리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니콜라이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 1782-1840)의 작품,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작품 3의 6번 마단조〉(Sonata for Violin and Guitar Op.3 No.6 in e minor) 1악장 칸초네타-안단테 이노첸테멘테(Canzonetta-Andante Innocentemente)이었다는 것을 안 것은 클래식 기타를 전공한 선배의 집에서 우연히 음반을 듣고 난 후였다. 모래시계는 이미 종영된 뒤였지만, 워낙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원곡을 들었을 때 편곡된 곡과 분위기가 너무 달라 놀랬다. ♫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작품 3의 6번〉은 2013년 개봉한 영화 《파가니니 :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Paganini: The Devil's Violinist)에서 영화음악으로 삽입되면서 다시 회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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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파가니니?!

니콜라이 파가니니, 1782-1840

앙상한 몸매와 날카로운 코와 도드라진 광대뼈, 치렁치렁 풀어헤친 긴 머리와 넓은 이마, 거칠게 자란 구레나룻! 외모에서부터 범상치 않았던 파가니니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불렀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음악의 재능 샀다는 풍문은 그 당시 그의 바이올린 연주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방증한다. 알고 보면 그의 바이올린 연주 실력이 하루 10시간씩 혹독한 연습에 결과였지만, 호사가들에게 그러한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현재도 바이올린 연주자들에게 파가니니의 작품은 상당히 어려운 곡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반면에 기타리스트 파가니니를 기억하는 사람을 그다지 많지 않다. 클래식 기타를 전공했거나 음악 애호가들이 아니면 드라마 모래시계 삽입곡 “서로 다른 연인”이 파가니니의 곡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혹자는 파가니니가 공식적인 무대에서 연주를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바이올린만큼 연주력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한다. 여러 추측이 난무하지만, 분명한 건 기타를 위한 작품도 여러 곡 남겼다. 비록 기타 독주곡보다는 피아노를 대신하는 반주 역할로써 기타곡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Cantabile for Violin and Guitar, MS.109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칸타빌레

Quartet for Guitar and Strings No.11~No.14      

기타와 현악기를 위한 4중주 11번~14번

3 Quartets for Guitar and Strings, Op.5          

기타와 현악기를 위한 3개의 4중주

Terzetto Concertante for Viola, Cello and Guitar  

비올라, 첼로와 기타를 위한 3중주

Terzetto for Violin, Cello and Guitar             

 바이올린, 첼로와 기타를 위한 3중주

6 Sonatas for Violin and Guitar Op.2a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6개의 소나타 작품2a

6 Sonatas for Violin and Guitar Op.3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6개의 소나타 작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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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타 곡 중에서 비교적 널리 알려진 곡이 앞에서 소개한〈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작품3의 6번〉1악장 칸초네타이다. 이 곡은 클래식 기타 반주에 바이올린을 타고 흐르는 선율에서 궁극의 애절함을 '노래' (Canzonetta)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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