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토목 설계를 합니다.

30일 글쓰기

by 레오

스팅이 부른 노래 Englishman in New York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습니다.

"Oh, I'm an alien, I'm a legal alien."


저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흘러 흘러 시공사까지 와서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시공사에서 설계하는 사람은 저 노래처럼 Legal Alien입니다.


저는 회사를 두 번 옮겼습니다.

처음에 갔던 회사는 작은 설계회사였습니다.

월급이 적었습니다. 힘들었습니다.

이직을 하려고 6개월 가량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나서 첫 번째 이직을 했습니다.

시공사였습니다.

그때는 민자사업이 잘 나가는 시점이어서 민자사업 관련 설계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획업무를 하라고 해서 기획업무를 했습니다.

기획업무를 한 4년 하던 차에 다른 회사에서 설계로 오는 게 어떻겠냐는 오퍼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이직을 했습니다.

이제 설계를 하는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시공사에서 설계를 하다 보니 마찰이 생깁니다.

경제성과 안정성은 서로 반대 영역에 있습니다.

그 적정선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시공사에서는 설계가 을입니다.

말도 안 되는 경제성을 강요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욕 먹으면서 버티면 됩니다. 아니면 어느 정도 설계 마진을 최소화하면서 받아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리하게 경제성에 맞춰서는 안 됩니다. 아무 문제없으면 다행이지만 문제 생기면 설계한 사람 책임입니다.

설계업무는 전문가가 하는 일이니까요.

회사에서도 나라 안에서도 토목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우리나라 건설경기는 좋지 않습니다.

해외 경기도 좋지 않습니다.

이 일을 그만두게 되면 저에게는 어떤 미래가 있을까요.

상상을 할 수가 없습니다. 눈 앞이 깜깜합니다.

"Oh, I'm an alien, I'm a legal alien."

이방인답게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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