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어떻게 보면 '환경'과 '자원'을 혼동하는 데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환경 오염, 자원 고갈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의 모든 대상에 대하여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내 나름 정의한 환경과 자원은 이런 거다.
(외부) 환경 : 변화시키기 보다는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하는 대상
(가용) 자원 :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대상
명백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자원으로 착각하는 대표적인 예가 '타인'이다. 배우자나 애인은 환경이다. 결코 그들은 우리의 희망대로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잔소리 하거나, 왜 변하지 않지라는 암묵적인 뉘앙스를 풍기면 오히려 그들은 더 반감을 가진다. 우리는 배우자나 애인에게 적응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우리의 행복과 그들의 행복을 잘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재미있는 현상은 배우자나 애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함께 행복해 지려고 내가 노력하다 보면 대부분의 배우자나 애인도 변화한다는 거다. 단, 이 대목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배우자나 애인이 변했다고 해도 그것은 내 노력의 결과가 아닌 순전히 배우자나 애인이 변화하겠다고 선택한 결과라는 사실.
자원에는 무엇이 있을까. 개개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누구도 반론할 수 없는 대상 하나는 '나 자신'이다. 어쩌면 인간에게는 '나 자신'만이 유일한 자원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자신이 아닌 내 주변의 환경을 자원으로 착각하고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며 괴로워 한다. 괴로워하고 불행해 하느라 정작 나 자신을 더 '가용'하게 만드는 노력은 게을리 하면서. 성실히 몸을 단련하여 나 자신의 체력을 더 키우기만 해도 인생의 질이 달라진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장기적인 안목을 마음에 잘 장착하고 감수성의 결을 섬세하게 잘 벼려 놓으면 삶이 더 여유롭고 풍요로워 진다.
지금 세상 제일 좋은 친구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면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며 푸념하는 것 보다는 나 자신의 몸의 변화나 마음 속 욕망, 희망, 정서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즐겁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