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무엇이든 시작하기

by 향작

일기 쓰는 것도,

책을 읽는 일도,

시작을 하고 보자.


아이들을 돌보는 중간중간에

나도 한 번 돌아보자.


아이들의 머리를 깔끔하게 묶어주고 나면 내 눈에 달린 눈곱을 떼고 헝클어진 머리를, 두 손으로라도 빗어내야지. 수명을 다한 머리칼을 그렇게라도 벗겨내야지.


큰 아이가 “엄마 수염 났어”라고 말하는 그 수염 같은, 콧잔등에 맺힌 땀을 수시로 닦아내야지. 흐르도록 가만히 두고 보지 말아야지.

집안이 헝클어지는 걸 가만 두지 못하듯이, 일기를 건너뛰거나 그날, 나를 위해 하기로 약속했던 일과들을 해, 내야지.


나를 위한 그 무엇이든 다시 시작해야지.

육아로 범벅된 일상 속에서도 나는 나를 찾아야지. 까만 밤중에 나를 묻어둘 게 아니라, 머리채를 휘어잡고 끄집어내야지.


다시 일기를 쓰고

아니, 무슨 글이든, 어떤 글이든 쓰고

책을 읽고 마음의 우물을 깊이깊이 파 내는 일을

다시, 해 내야지


다짐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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