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실망하는 삶

그럼에도 나로서 살아내기

by 향작

나란 사람에게 만족하는 삶보다 대체로 실망하는 삶을 사는 것 같다. 실망하다 스스로 위안하고 마음을 재차 추스르고 희망을 찾아보려 노력하는 삶. 내가 찾으려는 게 정말 희망일까. 아니면 더 이상 실망도 하지 않을, 그 어떤 포기일까. 내가 바라는 희망이란 건 또 뭘까.


하루하루가 똑같은데도 매일이 버겁고 적응했다 싶으면 또 다른 새로운 곳에 내던져진 기분이다. 한없이 행복하다가도 끝없이 추락하기도 하고 어른스러웠다가도 나의 아이보다 더 어려지기도 한다.


무슨 글이든 쓰자고 마음먹으니 글을 쓰기가 어려워졌다. 가볍게 시작한 이 일기마저도 무거워졌다. 어떤 마음을 버리고 비워내야 내가 좀 더 가볍게 하루를 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벼워지면 가벼워진 대로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것 같고 무거워지면 오늘처럼 이렇게나 혼란스럽게 허둥댄다. 일기마저도.


아이가 한 명이었다면 지금보다 좀 여유로웠을까?

바쁜 저녁시간, 오늘 집에 놀러 온 친구들 중 하나가 물었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웃고 떠드는 동안 난 한 마디도 제대로 끼어들지 못하고 아이들을 챙기느라 바빴다. 그런 내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기라도 한 걸까. 육아를 하면서 나는 도리어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나 정신없는데, 손 하나 거들어주면 좋겠다.


우리 가족이 있는 공간과,

친구들이 있는 공간 사이에 그어진 미세한 금이 보이는 듯도 하면서, 그들이 조금 야속하기도 하면서..., 그래도 나를 보러 매번 집으로 와주는 그들이기에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스스로가 또 실망스럽기도 하면서..

무거워진 마음은 좀처럼 비워지지가 않는다. 덜어지는 건 눈물 같고, 그건 흘리면 흘릴수록 오히려 날 더 어두운 심연으로 끌어내릴 뿐이다.


아이를 재우는 사이,

내일 일정이 바쁜 그들이 조용히 현관을 나서는 소리가 들린다. 이후의 약속은 기약이 없고, 그들은 엄마가 된 내가 빠진 만남도 가지겠지만, 나는 오늘 마주한 그들과 나 사이에 그어진 미세한 금 같은 건 모른 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