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면 어때?
가입비를 두 번이나 내면서
시작했던 아람단을 국민학교 끝나는
6학년까지 3년을 쉬지 않고 했습니다.
그러던 6학년이 되는 해
아람단을 이끄는 담당 선생님이
조만간 회장 선거가 있는데
저보고 꾸준히 했고 잘하니
회장 후보에 올려놓을 테니
꼭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잠깐 소심에서 벗어났던
행동도 했던 저였지만
그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선거면 나가서 공약 발표도 해야 하는데..
반장도 안 해본 내가 어떻게 하지?'
회장이 되면
그 할 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단상에서 발표하는
일이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람단 회장 선거 당일
전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귀가했고
그대로 잠적했습니다.
나중에 선생님이 왜 안 왔냐는 질문에
다른 날인 줄 알았다며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던 거 같네요.
(그 뻔뻔함으로 나가지^^;;)
선생님의 부회장 자리 제의도 거절한
저는 조장을 맡으며
아람단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끝나고
국민학교 졸업식 날이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이 졸업식날 표창장이 나왔으니
받으라 하셨고 그 표창장은
단상에 올라가 받는 거였습니다.
'선생님~저 혼자 받는 거 아니죠?'
'응~3명 더 있어~
그리고 그날은 아람단 단복을
꼭 입고 와야 한다'
'네~'
다행히 혼자 받는 게 아니라 안심을 했고
그렇게 국민학교 졸업식이 다가왔습니다.
전 아람단 단복을 입으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개근상을 제외하고
처음 받는 상이었거든요^^)
졸업식은 2월이라 조금 쌀쌀하여
단복 위해 점퍼를 입고 참석을 했고
무사히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람단 선생님이 찾아와서
'꿈곰아~단복 입고 왔니?'
'네~왜요?'
'다행이다~
다른 애들이 전부 안 입고 왔거든..
그 점퍼 벗고 올라갈 수 있지?'
'네? 네...'
'고맙다~꼭 부탁할게~'
그 순간 꿈곰의 심장이 다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왜 안 입고 왔지?
나만 입고 올라가면 튀지 않을까?
그래도 선생님한테는
입고 올라간다고 했는데.. 어쩌지?'
글을 쓰는 지금도
왜 저런 쓸데없는 걱정을 했는지 모르겠는
생각이 드네요^^;;;
결국 졸업식날
점퍼를 벗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선생님 약속까지 했는데 죄송합니다ㅜㅜ)
단복을 꼼꼼하게 챙겨서 입고 갔는데
순간의 소심함으로
앞으로 오지 않을 순간인
아람단의 마지막을 그렇게 마무리했습니다.
단상에서 못한걸 집에 와서 했던 저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웃음만 나오지만
소심한데 어쩌라고?
소심하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