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Preview] 전설을 노래하다-우리들의 사랑[공연]

어쿠스틱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


버스킹 공연 보는 걸 좋아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버스킹 공연 하는 걸 보면, 서서 그 사람 노래를 들어주곤 했다. 긴장되면서도 기분 좋아보이는 그들의 표정이 멋있어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 공연들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요즘은 기분탓인걸까, 복작복작하고 시끄러운 거리를 빨리 지나치기 바쁘다. 내 기억으로는, 거리에 흘

러나오는 유행가 같은 노래만 잔뜩 듣게 되는 것 같다. 제목은 모르는 데 하도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 후렴구만 알고 있는 노래들. 3분 이상을 넘어가지 않고, 근본없는 가사들에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구성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노래들을 즐겨듣고 부른다. 


음원에서도 그렇듯이, 길거리 버스킹의 낭만또한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저, 유명하고 인지도 있는 노래를 부르면서 사람들의 호응을 받길 바라는 마음 같아서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故 유재하 노래를 부른 사람을 단 한번도 부르지 못했다. 어둑어둑한 한강의 분위기에 그의 음악만큼 어울리는 게 없을 텐데 말이다.


김광석, 유재하, 김현식


나는 나름 또래 여성들에 비해 옛날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생각한다. 감성적인 성격 탓인지는 몰라도, 마음을 움직이는 '가사'와 그 이야기에 맞는 멜로디가 일치하는 노래를 찾다보니, 옛날 노래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듣진 않더라도, 가끔 생각 날 때, 혹은 하루종일 멜로디가 귓가에 맴돌 때 하루의 선물처럼 꺼내듣는 노래들이 생겼다.


나에게는 김광석, 유재하 노래가 그러했다. 이상하게도 그들의 노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면, 거의 8년 전... 불꺼진 방안에서 스탠드불 켜놓고 누워서 mp3로 2,3시간 넘게 그 노래를 들었던 그때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남들이 보기엔 좀 이상해보일 수도 있지만, 당시 나에겐 엄청난 힐링의 방법이었다. 


김광석의 노래는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서른즈음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너에게 등등... 90년대 특유의 도시 풍경이 떠오르는 노래들을 주로 들었었다. 김광석 노래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그의 각 노래마다 떠오르는 연령대나 상황등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기 때문인 것 같다. 섬세한 가사와 그에 어울리는 김광석의 음색은 매번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유재하 노래는 앨범이 하나 뿐이라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이지만(심지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노래들이 더 많을 정도다..), 좋아하는 노래를 꼽아보자면 가리워진 길, 그대 내 품에, 지난 날, 사랑하기 떄문에, 내 마음에 비친 내모습 등이 있다. 예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당시에는 유재하가 음악방송에 나오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미 노래를 워낙 잘하는 사람이 많았고, 깔끔하고 기교 없는 노래는 대중적이지 않을 거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만약 유재하의 노래를 윤민수나,환희 같이 진짜 노래 잘하는 가수가 불렀다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을 정도는 아닐거라 생각이 든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바로 '사랑하기 때문에'인데, 마침 <우리들의 사랑> 뮤지컬에서 불러준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김현식 노래는 잘은 모르지만, '비처럼 음악처럼' , '내사랑 내곁에'는 같은 노래를 듣고나면 쓸쓸한 기분이 느껴졌다. 그가 느꼈던 음악을 향한 열정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이 어땠을지, 노래가 끝나고 나면 그 마음이 와닿는 것 같아서 그의 노래를 가끔 찾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쿠스틱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


어쿠스틱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은 (아마 유재하의 노래에서 따온 제목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가수 김광석, 유재하, 김현식의 노래로 구성된 창작 뮤지컬이다. 


시놉시스를 보니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사람 앞으로 이 세명이 수호천사로 등장해서 도움을 주는 내용인 것 같은데, 상상만해도 엄청난 조합이다. 그리고 정말 그들이 살아서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떻게 될까 정말 궁금하다. 

또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곡들을 리메이크 하지 않고 원곡 느낌을 그대로 살린다는 점이다. 물론 편곡을 하면 더 세련된 느낌이 있겠지만, 편곡을 하지 않고 그대로 부르는 것도 충분히 낭만있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결같은 대중가요들 속을 비집고 옛 노래들의 세계로 간다고 생각하니 기대가 된다. 게다가 어쿠스틱 뮤지컬이니 지루할 틈도 없을 듯 하다. 또 각자 배우들이 악기를 한개씩 다룬다는 것도 흥미롭다. 반주가 크게 화려하지 않아, 원곡의 감성(정말 노래로만 승부하는..) 을 충분히 살릴 수 있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김광석, 유재하, 김현석 이 셋의 사연이나 음악적 영감 에피소드(?) 같은 것도 조금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면 좀 더 많은 이들이 그들의 노래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사랑      


- ACOUSTIC MUSICAL -


   

   

일자 : 2019.11.01 ~ 2020.01.05

   

시간

11.01 ~ 11.29

화/수/금 저녁 7시 30분

토/일/공휴일 오후 4시 

11.30 ~ 12.29

화/수/목/금 저녁 7시 30분

토 오후 4시/7시

일/공휴일 오후 4시

12.25 오후 4시 

12.31 ~ 01.05

화/목/금 저녁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01.01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기획

LP STORY
 

제작

㈜ 크림컴퍼니, LP STORY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50분



작가의 이전글 [Review]<웰컴 투 더 유니버스> [도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