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Review]<웰컴 투 더 유니버스> [도서]

알면 알수록 위대한 위대해지는 것들


학창시절, 야간자율학습시간에 별을 보러 밖에 나간 적이 있었다. 밤하늘에 떠있는 별 중에 유난히 낯선 별 하나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별이 아니라 화성이라는 행성이었다. 마침 옆에 과학선생님이 계셔서 이것저것 설명해준 기억이 난다. '달이랑 별 말고도 행성도 보이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이곳에서 수십억 킬로 떨어져 있는 저 행성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라는 의문과 왠지 모를 낯선 감정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과거서부터 별자리로 운세를 재거나, 일주일을 행성의 이름에서 따오는 둥...

인간이 가진 우주에 대한 동경심은 끊임이 없는 것 같았다.  


<웰컴 투 더 유니버스>라는 책은 다른 과학 책들에 비해서 확실히 흥미롭게 읽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주에 대한 인간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고, 어떠한 성과들이 나왔는지를 3명의 과학자들이 이해시켜주는 책이었다.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다,라는 케플러의 발견이 뉴턴의 법칙들에 영향을 주었듯이, 우주를 알기 전 힘과 중력에 대한 기본적 개념들을 짚고 그 다음 어려운 개념들을 배워나갔다. 당장 기억나는 것은 '빛'이라는 우주에서의 한계속도 개념이 등장하면서, 일상생활에서의 빛과 시간지연 현상, 빛의 입자성과 파장성. 아, 그리고 특히 "우주에서는 언제나 과거를 본다." 라는 말이 납득이 가면서도 멋지다고 생각이 들어서 외워났다. 빛의 스펙트럼에 대해 배우면서, 일상생활에서의 빛의 파장원리(전자레인지, 적외선 카메라, x-ray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다. 



또 다른 의외의 재미요소는 하나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수학 원리와  풀이 과정이었다. 학창 시절 배웠던 여러 기본적인 수학 공식들이 과거 천문학의 역사와 함께 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텍스트로만 설명을 해야 하다 보니깐 더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아서, 직접 계산해서 이해한 다음 텍스트를 보았다. 예를 들어 뉴턴의 역제곱 법칙으로 달의 가속도를 실제 주기와 반지름을 대입하여 계산하고, 실제 측정된 값과 유사하게 답이 나오는 걸 보면서, 과거 "유레카!"를 외쳤던 과학자들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진짜 이상하게 재밌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반지름 공식이나, 방정식, 함수(?) 등의 수학에 대한 이해는 과학 이론을 도출하고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것 같다. 세상에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불만인 사람들이 많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과학을 위해서라도 수학의 기본적인 이해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 밖에도, 초기 우주와 팽창하는 우주, 성간물질과 인간, 명왕성 퇴출의 역사 등 여러 챕터들이 기억나는데, 특히 명왕성 이야기가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된 이유는 기존 행성들과 다르게 다른 궤도를 돌고, 질량 또한 작아서 행성의 주요 특징에 어긋나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처럼 명왕성을 아끼는(혹은 행성이라고 받아들여 왔던) 몇몇 사람들은 명왕성이 행성이든 왜소행성이든 간에 별 상관은 없다. 왜, pluto라는 이름이 참 괜찮지 않나? 얼음처럼 단단하고 기계적인 느낌이 나서 나는 그 이름이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총평은 "진짜 어려운데, 생각보다 재밌었다."였다. 나같은 전형적인 문과생이 이런 책을 왜 갑자기 읽고 싶었는지 몰랐지만, 솔직히 여러 과학 분야에서 사람들이 제일 알고 싶어하는 게 천문학의 영역이 아닌가? 어렵기는 해도, 우주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매일매일 뜨는 밤하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센치해진 밤에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 조금 덧붙이자면, 확실히 세상에 문과를 위한 전문 과학 서적은 없는 것 같다. 2년 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그 당시에 정말 힘겹게 읽은 책 중에 하나였다.)를 읽을 때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그 책에서 배운 과학적 지식은 대부분 까먹은 것 같고, 다만 머릿속에 남은 것은 "세계는 우리의 생각을 초월할 정도로 광활한 곳이다?" 정도였다. 아무튼 이런 몇 백 페이지 넘어가는 책을 읽으려면 어느 정도의 기본 과학지식은 필요한 듯 하다. 물론 <웰컴 투 더 유니버스>에서는 다른 책들에 비해 가정과 예시를 많이 들어주긴 했지만, 그 예시들 마저 이해가 안 가는 한계점이 있었다. 특히 마지막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장문의 텍스트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관련 영상도 찾아보고 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하긴 아인슈타인 이론은 당시 학자들에게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이론이니 어려운게 당연하다). 만약 누가 정말 문과형 과학책을 찾고 싶다면, 차라리 실생활에서  과학원리를 다루는 <위험한 과학책>이라는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그래서 문과생 입장으로 <웰컴 투 더 유니버스>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천문학의 역사는 우주의 크기에 대한 이해가 발전해가는 과정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발견은 시간과 계절 변화 중력과 빛의 이해로 이어지고, 끊임없이 발견되는 별과 위성들과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들... 케플러와 뉴턴 그리고 아인슈타인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도 나오고, 많은 천문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들은 우리에게 이 세상과 우주에 대한 생각을 던져주는 것 같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 광활한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이제부턴 뉴스 볼 떄 과학 기사도 좀 봐야겠다. 



웰컴 투 더 유니버스

- 무한하고 경이로운 우주로의 여행 -



지은이

닐 디그래스 타이슨

마이클 A. 스트라우스

J. 리처드 고트


옮긴이 : 이강환


출판사 : 바다출판사


분야

과학/공학 > 천문/지구과학


규격

178x238mm


쪽 수 : 528쪽


발행일

2019년 09월 30일


정가 : 38,000원


ISBN

979-11-89932-32-9 (03440)


keyword
작가의 이전글 [Review] 정말 "혼마라비해" 하고 계신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