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에게 연락이 와서 만나기로 했다. 학교에서 알게 된 오빠고, 그도 나도 이젠 사회인이다.
한은 팀플을 같이 하고 있던 어떤 오빠가 소개해 주었다. 캐주얼하게 지인을 소개해 주는 느낌이었다. 한이 나를 보는 눈빛이 애틋했다. 그는 행시를 준비했는데, 학생 때는 그래서 연애로 이어지기 어려웠다. 몇 번의 밥을 먹었지만 그는 그대로, 난 나대로 바빴다. 그는 삼 년이란 시간 후에 어느새 어엿한 사무관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뭔가 아쉬웠고, 공짜영화표도 있었다. 난 한과 함께 영활보고 술을 마셨다. 예전 그가 만나보자고 했을 때 거절했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서로가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거 같았다. 그 뒤에 그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고 난 뒤늦게 아쉬운 생각이 들었었다.
근데 오랜만에 그에게 연락이 왔다.
그와 종로5가역에서 만났다. 이자카야에 가서 참새구이를 먹었다.
"와 참새구이는 처음 먹어보는데"
"징그러워서 어떻게 먹어"
"그래도 처음 먹어보는 건데 한번 시켜보자."
참새의 대가리가 연골로 보이는 구이가 나왔다.
"되게 작네"
그는 작은 살점을 떼어 내게 주었다.
그리고 내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최근 아버지가 결혼압박을 한다는 얘길 했다. 한번 놓쳤던 그는 어른이 되어 있었고, 전보다 세련된 모습이었다.
마주 보고 앉았던 자리는 어느새 그가 내 옆으로 온 모양새가 되었다. 난 그에게 눈길이 갔다. 그와의 다리가 맞닿아 있는 게 기분이 썩 괜찮았다. 그에게 약간 기댔다. 그도 내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