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이 뚜렷한 아이들속에서 내가 가야할길

by 강아

학원의 중간반에 들어갔을 때 장난꾸러기 재훈이가 눈에 띄었다. 그는 공부를 잘하진 않지만 잘생겨서 인기가 많은 애였다. 나는 걔가 신경쓰였지만, 당시 여중을 다니는 학생으로의 남성에 대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걔랑 사귈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치나 얼굴을 보면 '잘생기긴 했네' 그 정도였다. 학원에는 또 엄청 예쁜 여자애도 있었는데, 걔는 얼굴이 하얗고 긴 생머리에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 이목구비가 들어가 있어서 같은 여자가 봐도 '이쁘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게끔 하는 여자애였다. 너무 독보적이어서 질투의 감정도 들지 않았다. 당연히 그런 애는 남자애들을 몰고 다녔다. 어릴때부터 외모에 대한 자기객관화가 되기 시작하면서 당시 유행하던 연예인지망생을 타이틀로 삼아 흔히 '노는 여자애'로 불리는 그런 친구들은 아예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애들이었다.


그런 애들은 공부를 안해도 잘 먹고 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특출나게 이쁜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어린 나는 '내 살길은 공부밖에 없다'라고 할만큼 절박했다. IMF를 지나오며 아버지가 집에 화를 내는 날이 많아지고, 실직과 이직을 반복했다. 그럴때면 어떤 외부 상황이 와도 내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게 좋은 직업을 가지는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이 재벌도 아니고, 평범한 샐러리맨의 가정의 자식인 나는 흔히 말하는 '노오력' 밖에 답이 없었다. 원래 친구들과 놀러다니기 좋아했던 철없는 나는 급변의 사춘기를 겪으며 공부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배치고사때 80등의 등수는 학원을 다니며 40등으로 올랐다. 당시 다니던 학교의 친구들은 내가 공부를 잘하게 되자 더욱 내게 다가왔다. 그런 요인들도 공부에 몰입하게 된 이유중 하나였다.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애와 친해지고 싶어했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면 학급의 권력을 가지기도 쉬웠다. 흔히 선생들은 모범생에게 학급을 맡기려고 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학기시작마다 쉽게 반장에 선출되었다. 40등까지 올라오자 더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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