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에서의 고립

by 강아

그러다 학교에선 수학여행을 갔다. 처음 가보는 수학여행이라서 설렘이 앞섰다. 하지만 그즈음의 나는 경주마의 느낌이었다. 성적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학년초에 친했던 아이들과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생겨나고 있었고, 아이들과의 유대를 중시하는 여학교 특성상 그런 유대관계는 조금씩 강해져가고 있었다. 그래서 단체버스에 둘씩 앉아서 가야 하는 여행은 어느새 나는 깍두기가 되어 있었다. 슬펐지만, 내색하면 더 슬플거 같아서 '어짜피 방은 다같이 쓰니까'라는 생각을 하며 여행을 나섰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려서 단체사진을 찍을 때 말고는 거의 버스에 앉은 파트너와 같이 이동하는 형국이었고, 나는 안그런척 하면서 혼자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다니는게 전혀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인데 사춘기 소녀들의 입장은 그게 아닌 것이었다. 기념품 가게에선 그런 상념에 빠져있다 부모님 기념품도 사지 못했다. 집에 왔더니 어머닌 '그래도 아무것도 안사가지고 오니 너무했다'라는 말을 했다. 나는 기념품을 사지 못한것보다 내가 어느새 고립되었다는 사실이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학원선생님 기념품은 샀는데 그건 나무로 만든 염주였다. 선생님의 종교가 어떤건지는 몰랐지만, 그냥 선물하고 싶었다. 비싼 것도 아니고 평범한 것이었는데, 선생님께 선물하니까 반색하면서 그 팔찌를 매일 찼다. 그게 설령 내 수업이 있을때만 끼는 거였더라도 그의 팔에 걸려있는 팔찌를 보면 내가 그와 연결되어있는 것 같아서 보경이를 이긴거 같았다. 보경이도 그를 흠모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