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 옆엔 가난한 사람이 있고. 부자동네의 가난한 사람보다 가난한동네의 가난한 사람이 더 빨리 죽고. 사람은 보이는 걸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고. 누군가를 몰래 훔쳐보는 사업을 추진하면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되려면 부자와 결혼해야 하고. 그렇다면 부자가 된 사람들은 사업을 하거나 기술로 특허를 내거나 금융소득을 발생시켜야 하는 건데. 결국엔 타인 얘기들.
코로나 때 모더나를 사서 뻥튀기를 한다거나, 병원건물을 갖고 있다거나, 강남에 집이 있는 것은 노골적으로 세속적이었지만 그게 사실이기도 했다. 다 맞는 말인데 가끔 구토할 거 같다. 그런 통찰이 없었다는 걸 은연중에 인정해야 하기 때문일까. 사업시도가 실패했단 게 다시금 떠올라서일까. 그래도 시도 안 하는 그네들보다는 나은 거겠지만 결론적으론 '부'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 가져야 할 '대상'이라는 걸 재확인해야 했다.
내가 '그'만큼 부를 쌓아 올리려면 좋은 조부모를 가지지 않은 이상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씁쓸하게 받아들이며, 그동안 내가 했던 헛짓거리가 눈에 밟히곤 하는 것이다. 나도 부자였음 그런 실수를 안 해도 됐을 건데. 내 욕심은 너무 처절하고 무모하고 멍청했다. 이루어지지 않아서 갈망하는 것, 혐오하는 걸 알면 상대방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