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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삭제 단톡방 탈퇴

by 강아

주말에 계속해서 숏폼 보니까 보고 난다음 아주 불쾌했다. 그래서 유튜브 삭제했다. 핸드폰이 옆에 있으면 괜히 보게 된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도 일분에도 몇 번씩 화면을 클릭한다. 별다른 건 없다. 푸시나 광고화면이고 지인에게 오는 문자는 손에 꼽는다. 그럼에도 계속 보는 건 알람이 떠서인데, 그렇게 오는 홍보도 다 차단해 버렸다.


단체카톡도 아주 성가시다. 독서모임 카톡이 있었는데, 각종 코인, 주식 이야기부터 아침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울린다. 알람을 꺼놨지만 그럼에도 한 번씩 보게 된다. 이런 게 피로도를 높여서 모임이 있을 때는 특정인에게 말하고 참석한다고 하고 카톡방을 나와버렸다. 단톡방을 나오기만 했는데 삶의 질이 올라간 기분이다.


주의를 끄는 게 너무 많다. 각종 가십거리로 현혹하려는 뉴스가 피곤해 안 본 지가 꽤 되었다. 어떻게든 사람의 관심을 이끄려는 혹하는 내용들은 곰곰이 생각하고 싶을 때 갑자기 습격하곤 했다. 그런 게 피곤해 주말에는 아예 핸드폰을 다른 방에 둔다. 알람은 항상 무음이다. 시간이 지나 확인해 봤을 때 중요한 연락은 하나도 오지 않았다. 또는 휴대폰을 두고 멀리 산책이나 등산을 하러 다녀온다. 그러면 머리가 좀 정화된 느낌이다.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고 뒤죽박죽일 때는 귀찮지만 걸으러 간다.


걸으면 강아지들을 만나기도 하고 달리기를 하며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사람도 본다. 나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회사일 퇴근하면 생각 안 하려 하지만 오늘도 역시 생각이 나버렸다. 항상 그만두고 싶지만 오늘처럼 제안이 다수 왔을 땐 다들 먹고사느라 용쓰는구나 이런 생각뿐이다. 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 사람도 다 내 욕심인걸 깨닫고 욕심부리지 말자 생각한다. 떠나갈 사람이면 떠나게 내버려두어야 하는데 난 항상 미련을 가지고 아파했다. 이젠 새로운 사람을 아는 것보다 지금 인연에게나 잘하자는 생각이 강하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걸 보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보다 말하지 않는 게 뭔지 생각한다. 달을 보면서 고인에게 '난 뭘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 걸까요' 물었더니 아무런 해답은 없었다. 한땐 돈이 다인 거 같았는데 요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지독한 수전노였던 부모를 보면 차라리 자길 위해 까브리올레를 산 친구가 더 나아 보인다. 막상 2주만 주어진다면 전남영광에서 글만 쓰는 삶이 굉장히 행복할 거 같았는데 막상 가게 되면 생각하던 만큼이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에고를 버리고 글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중쇄를 찍자'라는 만화를 보았는데, 만화를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나를 되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부모에게 학대받으며 큰 작가가 데뷔하고 나서 '태어나서 다행이야'라고 외치는 것도, 책이 잘되기 위해 복권을 양먹이로 주고 매사에 좋은 일로 덕을 쌓으려고 하는 것도, 자기 일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어찌 보면 생경해보일정도로 어색했다.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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