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얘기 좀 그만해
두 번째 만난 장소는 다름 동의 육개장 집이었다. 가본 적이 있지만, 그쪽 가게는 코너에 있어 지나다니면서 보지 못했던 가게였다. 가니 그녀는 뉴 페이스와 카풀을 해서 먼저 도착해 있었다. 뉴페는 나보다 나이가 어렸다. 그런데도 이미 결혼을 했다고 했다. 음식 맛은 평범했다. 음식을 다 먹고 나오는데 돈을 내지 않고 나오는 경험은 신선했다. 파워블로거는 그 값이 다 포스팅에 들어 있는 거라고 말했지만 아직은 어색했다. 우리는 서로의 블로그를 알려주며 안면을 텄다. 뉴페는 파워블로거까진 아니었지만 일방문자 100명은 되는 나보다는 선배블로거였다. 내 블로그를 알려달라고 그녀가 말해서 주소는 보내주었지만, 그때 내 방문자수는 두 자릿수 아래였다.
밥을 먹고 카페를 가기로 해서, 신상 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고르니까 한 군데가 나왔다. 굳이 새로운 카페를 찾는 이유는, 포스팅은 장소 기준인데, 갔던 장소를 또 갔다고 해서 그 장소를 다시금 포스팅하진 않기 때문이었다. 그 말인즉슨, 항상 새로운 스폿을 찾는 것이 블로거의 임무라면 임무였다. 그래서 신상 카페를 갔고 우리는 포스팅을 위해 들어가자마자 사진 찍기에 돌입했다.
음료가 나오자 당시 화두였던 MBTI이야기를 했다. 파워블로거는 '나는 엠비티아이 같은 거 관심 없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은 이 이야기임을 부인할 순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유부 여자애가 취미가 마라톤이라고 해서, 나도 예전에 10km 달리기를 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그땐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달리면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왠지 어려울 것 같았다.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그 이후엔 유부 여자애 말고 우리 둘이 주로 만났다. 유부 여자애는 아무래도 차가 없어서 이동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워블로거와 같이 간 곳엔 유부초밥 판매점이었다. 예전에 소풍 때 먹곤 했던 유부초밥을 이젠 간단한 점심식사메뉴로 식당에서 판매하는 모양이었다. 갔더니 유부초밥 내에 다양한 소를 넣어서 판매하고 있었다. 유부초밥 2개와 면종류 1그릇을 묶어 판매하고 있었다. 역시 그녀가 체험단 당첨이 되어서 우린 사이좋게 2세트를 시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밥을 먹곤 또 그녀가 당첨되었다는 근교 카페를 갔다.
역시 그 자리에는 뉴페가 나온다고 했다. 그녀는 역시 나보다 나이가 어리며, 예전에 블로그를 했었는데 지방에 내려오면서는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가오픈 상태의 카페라 우리와 같은 블로거들이 카페 내에 진을 치고 있었다. 장식을 위해 해놓은 돌과 식물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뉴페는 좀 늦는대" 해서 우리끼리 먼저 시켜놓고 있으니까 그녀가 들어왔다. 상큼함이 느껴지는 애였다. 이야기를 하는데 그녀가 오늘 저녁에 소개팅을 한다고 해서 흥미롭게 들었다. "직업이 뭐래?" "선생님이래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 신상을 털었더니 과거에는 학원강사를 했다고 했다. 그녀가 소개팅을 하러 간다고 먼저 일어나자 파워블로거가 말했다. "반반하네"
파워블로거는 항상 콘텐츠에 목말라 있어서, 그를 위해 아산 현충원에 가는 걸 제안했다. 현충원은 단풍으로 유명해서, 관광객이 많은 곳이었다. 그녀의 블로그 주제는 여행이었는데, 맛집 블로그는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계절마다 장소를 찾아다니고, 해당 스폿과 함께 가볼 만한 식사장소나 카페를 소개하는 게 그녀의 부업인 것 같았다. 그래서 현충원에 갔다가 근방의 은행나무길을 가기로 했다. 역시나 그녀가 선정된 동남아음식점이 있어서 그 장소도 경유하기로 했다.
그녀는 가기 전에 내게 동남아음식점과 다른 장소를 제안했는데, 다른 장소는 내가 가본 곳이었기 때문에 태국음식점을 선택했는데 그녀는 내게 반문했다. "왜 여길 골랐어?" 아무래도 제안한 다른 장소보다 단가가 있는 식당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줄 아는 모양이었다. "다른 곳은 가봤거든" 말하자 수긍하는 모양이었다. 은연중에 항상 그녀가 장소를 제공하고 내가 얻어먹는 모양새가 좀 그런 모양이었다. 하지만 선정되고 싶어도 되지 않는 게 내 문제였다. 뉴비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체험단을 신청하면 홍보하고자 하는 업체가 블로그에 들어와서 콘텐츠와 방문자수를 확인해서 선정하는데, 아직 그 기준엔 미치지 못함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럼 여기 해봐"라고 그녀가 보내준 스폿들은 지역 내 블로그홍보사이트여서 아무래도 전국구를 대상인 사이트보다 선정되기가 쉬웠다. 단가도 높아서 2인 기준 5만 원의 식사를 제공한다고 했다. 보통의 식사권이 3만 원 제공권인 것에 비교하면 괜찮은 곳이었다. 뒤이어 카페까지 당첨되자 그녀에게 말했다. "같이 가자"
그녀는 알겠다고 했다. 근교 지역이어서 편도 50분 정도 걸리는 길이었다. 하지만 주말에 할 게 없기도 했고 당시에는 블로그에 집중하고 있어서 1일 1 포스팅 중이었다. 하루에 2탕을 소화하면 2일 치의 포스팅을 얻는 것이었다. 도장 깨기 느낌으로 다니고 있었다. 막상 도착하니 주차가 조금 불편해서 그녀를 먼저 식당에 내려주고 주차를 하고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