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 생겨 다녀왔다. 조사원 그분들은 모두 임시근로자였다. 항상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지만, 내가 그만두면 그들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직면했다. 퇴사하면 자유로운 삶이 주어지겠지만, 그 무한한 자유 앞에 서면 나태해질 나를 알기 때문에 강제성에 나를 묶어놔야 한 단것도 안다. 언젠가 멋진 사람이 되겠다고 한 꿈을 상기하면서부터 나의 방황은 시작됐다. 일의 경중은 분명히 있다. 더 높이 올라가려면 퇴근하고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책을 펴놓고 찡그린 채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 나는 어딘가 잘못된 것 같다.
요새 출장을 계속 올렸더니 '이건 안 가도 될 것 같은데' 상사가 말했고 '그냥 갈게요'라고 받았다. 해외출장까지 신청하겠다고 한걸, 최근 방황 때문에 보류하기로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었다. 독보적인 걸 하고 싶어서 매일 주식을 보다 보면, 오후매매를 하지 않겠다 생각한 원칙이 깨진다. 오늘은 식사 시간도 늦어져서 신경질적으로 운전을 하다가 매매를 하고, 손절은 하지 않았지만 밥 먹는 내내 신경이 거기로 가있었다. 단골집이고 밥 먹을 때만은 휴대폰을 안 보는 습관이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식욕은 해소되었으나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화창한 날씨와는 대비적으로 느껴졌다.
비교하기 싫어도 비교하게 된다. 결혼 잘해서 사모님이 된 친구도 그녀만의 고충이 있겠지만, 나같이 치열하지 않을 거란 건 가끔 부럽다. 매일같이 전쟁하는 것처럼 일상에 임하고, 그 와중에 투자는 성공적이어야 하고 사회적 성공까지 바라는 나는 욕심에 찌든 인간인지도 모른다. 친구가 성취한 직업적인 것들을 난 하지 못한 거라며 객관적으로 비판할 때마다 책을 펴지만, 결국 그 차이를 인정해야만 할 때 자괴감에 빠진다. 그와 출발선은 비슷했다. 그가 더 높이 올라갈 동안 난 뭘 했나. 피곤하고 겨우 식사를 차려 먹은 다음 퇴근했는데도 날 혹사시키는 자신이 버겁다. 어디까지 성취할 수 있을까, 그 끝은 뭘까, 다 보이지 않게 발버둥 치며 사는 걸까..